'두 번의 악몽은 없다.'
재미동포 케빈 나(29ㆍ타이틀리스트)가 지난해 기록적인 굴욕을 당했던 바로 그 대회에 출전해 명예회복을 노린다. 오는 20일(한국시간)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TPC 샌안토니오 AT&T 오크스 코스(파72ㆍ7,522야드)에서 개막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발레로 텍사스 오픈(총상금 620만달러)이 그 무대로 케빈 나가 평생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대회이자 코스다.
케빈 나는 지난해 같은 코스에서 벌어진 이 대회에서 1라운드 9번홀(파4)에서만 16타를 치는 지독한 악몽을 겪었다. 숲속으로 들어간 드라이버샷이 화근이 됐고 레이업(lay-upㆍ해저드 등 때문에 그린 가까운 곳에 의도적으로 보내는 것)하려던 공이 나무를 때리고 몸에 맞는 등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타수에 PGA 투어 사상 파4홀 최악의 스코어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이날 8오버파를 적어낸 케빈 나는 결국 컷 탈락했다.
기억하기 싫은 곳에 다시 서게 된 케빈 나이지만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 슈라이너스 오픈에서 PGA 투어 진출 후 7년 만에 첫 우승을 한 케빈 나는 올 시즌 11개 출전 대회에서 4차례나 톱10에 올라 이 부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케빈 나의 톱10 진입 총 횟수는 6차례였다.
세계랭킹 52위인 상승세의 케빈 나는 브렌던 스틸(미국), 버드 컬리(미국)와 동반 플레이한다. 또 최경주(42ㆍSK텔레콤)는 매트 쿠차(미국), 존슨 와그너(미국)와 같은 조가 됐다. 올 시즌 7개 대회 연속으로 톱10에 들지 못한데다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컷 탈락의 아쉬움을 남겼던 최경주는 발레로 텍사스 오픈을 분위기 전환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랭킹 10위 내 선수가 한 명도 출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