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 해외사업 진통
대우인터 미얀마가스전 印과 지분 줄다리기LG상사 발주처와 갈등 러 플랜트수주 난항
민병권 기자 newsroom@sed.co.kr
해외사업 다각화로 활로를 찾아온 종합상사들에 적신호가 켜졌다. 종합상사들은 최근 해외의 주요 신사업을 놓고 참여자간 갈등에 휘말리는 등 잇달아 제동이 걸리는 바람에 잔뜩 속을 태우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상사가 발주처와의 갈등으로 러시아 타타르스탄의 대규모 플랜트건설 수주에 난항을 겪은 데 이어 대우인터내셔널도 미얀마 A-3가스전 개발지분 배분을 놓고 인도측 사업파트너와의 최종 이견 조율로 진통을 겪고 있다.
◇LG상사 타타르스탄 사업 불투명=LG상사의 경우 30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해외플랜트사업 수주로 기대했던 타타르스탄 정유ㆍ석유화학공장 건설사업이 현지 사업주관사들간 갈등으로 불투명하게 되자 고민에 빠져 있다.
지난달 타타르스탄 사업의 주관사인 TKNK가 LG상사와 GS건설측에 수의계약형태로 공사를 발주하기로 했던 양해각서(MOU)를 깨고 발주방식을 공개입찰로 바꿨기 때문. TKNK는 이밖에도 각종 계열 조건을 우리 기업측에 불리하게 제시하고 있어 LG상사와 GS건설 내부에선 굳이 무리를 해서까지 수주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 마저 제기되고 있다.
LG상사 관계자는 "워낙 사업규모가 큰 사업이어서 아까운 사업이기는 하지만 만약 (주관사측에서) 계속 무리한 조건을 요구할 경우 사업 수주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도 "타타르스탄 사업은 워낙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데다가 사업 규모도 30억~60 달러 규모로 엄청나서 사업 리스크가 크다"며 "공개입찰방식으로 사업발주가 이뤄지면 저가수주 경쟁으로 인해 출혈 수주를 할 가능성이 있어 참가 여부를 놓고 고민중"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인터내셔널 A-3가스전 지분 매각 진통=대우인터내셔널은 A-3가스전의 지분 배분을 놓고 인근 A-1가스전 사업 공동사업자인 인도석유공사(ONGC)와 인도가스공사(GAIL)와 막바지 줄다리기중이다. A-3가스전은 대우인터내셔널이 사업지분을 100% 갖고 있으나 인도 파트너들의 요구로 지난해 양해각서(MOU)를 체결, 30%의 지분을 이들에게 매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협상 막바지 과정에서까지 인도 파트너측이 기대 이하의 가격조건을 고수함에 따라 합의점을 찾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A-3지분 매각의 가격과 개발사업의 수익배분 문제, 의사결정문제 등을 놓고 인도쪽 파트너와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른 만큼 조만간 협상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매각 지분비율 변경 여부도 관심사다. 업계 관계자는 "A-3가스전은 아직 초기 탐사조차 되지 않아 경제적 가치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현재 30%의 지분을 넘겨줄 경우 헐값 매각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매각 지분비율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대우인터내셔널은 30%의 지분매각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 하지만 아직 A-3의 평가ㆍ시추작업 등이 시작되지 않아 자금부담이 없는 상황에서 굳이 서둘러 지분을 매각할 필요가 있냐는 내부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력시간 : 2005/07/25 1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