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Watch] 격식은 싫다 웨딩의 진화

젊은층 "좀더 다르고 특별하게"
기존 판박이 예식문화 벗어나
레포츠웨딩 등 이색결혼식 확산

얼마 전 직장인 여성 김희주(30·가명)씨는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평생 잊지 못할 이색 웨딩 파티를 펼쳤다. 일명 '나이트 댄스 웨딩'. 경건한 채플 웨딩을 치르자마자 예비부부는 바로 댄스 복장으로 갈아입고 축하를 위해 모인 지인들과 함께 늦은 밤까지 춤과 칵테일을 즐겼다. 김씨는 "번쩍이는 조명 아래에서 음악에 맞춰 함께 즐기다 보니 서먹했던 양가가 진정한 새 가족으로 태어난 것 같다"고 전했다.

격식을 중시했던 웨딩이 즐거운 놀이문화로 진화하고 있다. 웨딩에도 자신의 색을 입히고 싶은 '에고 컨슈머'들이 웨딩 시장까지 침투한 것이다. 일찍이 해외여행이나 유학 등을 통해 서양의 파티 문화를 접한 젊은 세대들의 결혼식에 대한 가치관 변화가 이 같은 현상을 이끄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기성세대가 정해놓은 예식의 틀을 고수하기보다 신랑·신부 두 주인공이 주축이 돼 일생에 기억하고 싶은 이벤트로 승화시키려는 의지가 젊은 층 사이에서 강하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결혼 기념으로 어린 묘목을 심고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수목 결혼식', 철인 3종 경기 등 신랑·신부·하객이 한데 어울려 즐기는 '레포츠 결혼식', 저녁시간대에 결혼식을 한 뒤 불꽃놀이를 즐기며 파티하듯 기쁨을 나누는 '야간 결혼식' 등 스토리 있는 웨딩 종류도 무궁무진하게 생겨나고 있다.

권미윤 경인여대 웨딩플래너학과 교수는 "정형화된 틀보다 창의적 발상,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욕구가 웨딩 시장까지 번진 격"이라며 "이제 가문의 대단한 행사가 아닌 신랑 신부가 주인공이 돼 즐기는 웨딩이 점차 자리잡아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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