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제도 개선 시급
국회 공적자금 청문회가 파행을 지속하고 한빛사건 청문회가 흐지부지 끝나 청문회 무용론마저 제기되면서 청문회 제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공적자금 청문회는 17일 증인신문 방식을 놓고 여야가 이틀째 대립, 민주당과 자민련 2여 단독으로 운영됐다. 야당인 한나라당은 청문회 입장을 거부하고 자당 소속 특위 위원들이 준비한 청문회 자료를 기자설명회를 통해 발표하는 '장외청문회'를 가졌다.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 청문회는 16일 참고인으로 채택된 민주당 박주선 의원(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지역구 일정을 이유로 참석치 않아 한 때 정회소동을 벌였으며 17일에서도 청문회를 열기를 했으나 정치권 고위 인사의 대출외압 의혹과 관련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채 지난 12일부터 닷새간의 청문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시민들은 이에 따라 그동안 언론보도나 검찰수사 결과 수준을 넘어선 실체적 진실은 밝혀내지 못하고 여야간 당리당략에 의한 힘겨루기만 할 바에야 뭐하러 국회 청문회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특히 공적자금 청문회의 경우 여야가 청문회에 앞서 민주ㆍ한나라당과 자민련 등 3당 간사회의를 통해 일정 등에 대해 합의해 놓고도 핵심에서 벗어난 증인신문 방식에 대해 이견을 보여 파행으로 이끈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는게 시민들의 반응이다.
한빛사건 청문회에서도 의원들은 출석한 증인ㆍ참고인들을 대상으로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는가 하면 신문하는 의원들의 엉뚱한 질문에 증인ㆍ참고인들이 오히려 기세당당하게 목소리를 높여 청문회를 보는 사람들의 짜증만 더해줬다고 시민들은 말한다.
이와 관련 국회 관계자들은 아직 국회 청문회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 청문회 운영의 제도와 관행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우선 증인신문을 하는 의원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증인신문에 능력이 있는 법조출신 의원들도 증인신문에 적극 참여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공적자금 청문회에서 논란이 됐던 증인신문 방식과 절차도 법률 등에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현재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증인신문방식에 대해 특별한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참여연대 박원순 사무처장은 "국회 조사청문회의 경우 해당 사안에 대한 의원들의 충분한 연구와 준비가 없고 증인신문 기술도 부족하다"며 "의원들이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폭넓게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미국처럼 의원이 위임한 조사전문가를 활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동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