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가 1,500포인트 시대의 의미와 과제

코스피지수가 1,500포인트를 돌파하며 증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지난 89년 1,000포인트를 돌파한 후 18년 만의 기록이다. 시가총액도 800조원을 넘어섰다. 주가 1,500포인트 돌파는 의미가 크다. 증시 자체로도 지수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움으로써 향후 주가전망을 밝게 해줄 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증시는 흔히 경제의 거울로 불린다. 지수가 치솟고 시가총액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기업과 경제의 규모와 수준이 커지고 강해졌다는 반증이다. 주가는 경기에 선행한다고 하니 향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한다. 실제로 주가상승은 투자자들의 자산증대 효과로 소비심리를 부추겨 가라앉은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경제의 큰 짐인 부동산시장 안정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주가상승에 따라 시중 부동자금의 증시 유입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의 주가강세는 미국 경기 연착륙 가능성 등에 따른 글로벌 증시 강세와 북핵 문제 해결 조짐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전망 등 대내외 여건 호조에 외국인투자가들의 매수세가 겹친 데 힘입은 것이다. 이제 관심거리는 앞으로의 주가 움직임이다. 시장 환경이 급격히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대체로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런 분석대로 탄력적인 움직임을 지속해 우리 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 제대로 평가받는 한편 경기회복의 기폭제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직 우리 증시의 규모가 선진증시와는 큰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증시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수요기반 확충과 함께 시장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과거 활황기에 나타나는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행위가 기승을 부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악재도 만만치 않은 만큼 투자자들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주가 하락기에는 한없이 떨어질 것같이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상승기에는 마냥 오를 것 같지만 주가는 그렇게 일방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조정 없는 상승세는 오래갈 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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