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근 농협중앙회 회장이 10일 검찰에 전격 체포되면서 농협이 민선 3대에 걸쳐 회장 모두가 검찰의 수사를 받는 처지에 놓였다. 정 회장이 구속될 경우 원철희 전임 회장처럼 중도 하차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지난 99년 원철희 당시 농협 회장을 비자금 조성 및 횡령혐의로 구속한바 있다. 원 회장은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의원직까지 잃었다. 앞서 정호선 초대 민선 회장도 94년 3월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바 있다.
원 회장의 뒤를 이어 농협을 이끌어 온 정 회장은 지난 2000년 통합 농협 출범과 2004년 등 2차례의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 농협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입지를 굳혀왔다.
그러나 양재동 농협 부지의 현대차 매각과정에 개입해 이권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체포되면서 정 회장의 앞날은 짙은 안개 속에 빠지게 됐다.
농협측은 일단 이번 사건이 정 회장의 사퇴를 불러올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당분간 김동해 전무이사의 직무대행체제로 정 회장의 빈 자리를 메울 계획이다. 정 회장의 임기는 2008년 6월말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