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근로자가 사내 작업장 개선을 위해 제안한 900여건이 회사에서 모두 채택돼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현대중공업 보전부에 근무하는 권영배(36)씨. 권씨는 지난해 작업능률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901건을 제안했고 이는 현장에 곧바로 적용됐다. 100%의 채택률을 기록한 것. 이 때문에 권씨는 최근 현대중공업이 2만7,000여명의 전 사원으로 대상으로 실시한 개선 제안 실적평가에서 `2002년 제안왕`에 선정됐다.
회사측이 개선 제안의 목표가 생산성과 품질 향상에 있는 만큼 양보다는 질적 제안을 권장하고 있고 현실적으로 적용이 가능한 제안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권씨의 제안 모두가 채택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것.
입사 12년차인 권씨가 고참 사원들을 제치고 최다 제안의 영광을 안을 수 있었던 비결은 아이디어 제공에 그치지 않고 현장 지원업무 경험을 토대로 실질적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기 때문.
권씨가 제안왕에 오른 것은 업무 특성과도 연관성이 깊다. 매일 현장 구석구석을 찾아 다니며 크레인 등 각종 장비의 이상 유무를 꼼꼼히 점검하는 게 권씨의 업무. 이 때문에 권씨는 수첩을 늘 가지고 다니며 조금이라도 개선의 여지가 있으면 빠짐없이 기록하고 이는 효과적인 제안으로 이어졌다.
권씨는 “채택 제안에 대한 대가보다는 직접 고안한 시스템이나 작업방법으로 동료들이 보다 편하고 빠르게 안전하게 작업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희열과 보람을 느낀다”며 “고정관념에 치우치지 않고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며 항상 메모하는 습관이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기자 k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