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1·23 연평도 도발] 휘청거리는 관광·호텔업계 日·대만·中서 안전 문의 쇄도… 일부는 예약취소 관광公, 해외 10개 지사와 화상회의등 비상태세
입력 2010.11.25 17:25:29수정
2010.11.25 17:25:29
북한의 서해 연평도 공격을 계기로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외국인 관광객들이 입국을 포기하거나 여행 기간을 단축해 서둘러 떠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5일 관광ㆍ호텔업계에 따르면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일본ㆍ대만ㆍ중국 등 해외 관광객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관광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한진관광에는 지난 24일 오후부터 관련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진관광의 한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한국 여행 등급을 '주의환기'로 상향 조정하면서 일본 여행객 20여명이 한국 관광상품 예약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은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해외 여행객들이 한국에 여행을 가도 괜찮은지 인터넷 등을 통해 문의하고 있어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투어의 한 관계자는 "11월이 비수기인데 평소보다 많은 여행 관련 문의가 대만에서 들어오고 있으며 취소 건수도 평소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는 해외 10개 지사를 연결하는 긴급 화상회의를 소집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대책을 논의하는 등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공사 측은 국내 상황이 과장되지 않도록 하고 특히 해외 MICE(회의ㆍ전시ㆍ인센티브) 관광객 등은 특별 관리를 하라고 현지 지사와 여행사 등에 당부했다"고 전했다.
호텔업계도 북 도발의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내 호텔 등 업계에 따르면 시화·반월공단 업체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흥시 정왕동 소재 시흥관광호텔의 경우 지난 24일 중국에서 오기로 했던 기업인 15명이 갑자기 예약을 취소했다. 이들은 3박4일간의 일정으로 체류하면서 시화공단 내 협력업체와 상담을 하고 세미나도 참가할 예정이었다. 같은 날 입국해 투숙하려던 인도의 기업인 5명도 예약을 취소했다.
27일까지 호텔에 묵으려던 일본 캐논사 직원 2명은 25일 호텔에서 체크아웃하고 예정보다 이틀 빨리 일본으로 돌아갔다. 호텔에서 장기간 투숙했던 이들은 "한국은 위험하니 귀국하라는 본사의 지시를 받고 앞당겨 귀국하게 됐다"고 호텔 측에 설명했다.
인근 안산의 뉴라성호텔에도 24일 투숙하려던 외국인 단체관광객 가운데 일부가 한국이 불안하다는 이유로 입국하지 않아 객실 2개가 해약됐다.
안양의 삼원관광호텔에도 24일 투숙하려던 싱가포르 단체관광객 10명이 입국을 하지 않았고 일본인 관광객도 예약을 취소했다.
시흥관광호텔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도발한 23일 이후 외국인 관광객 일부가 입국을 포기하고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빚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전체 객실 수에 비해 해약사례가 많지 않고 조만간 사태가 진정될 것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도 비슷한 상황이다.
부산 코모도호텔은 이날 일본인 투숙객 예약 가운데 3건이 갑자기 취소됐다고 밝혔다. 호텔의 한 관계자는 "호텔을 예약한 일본인들은 대부분 관광객들로 파악된다"며 "아직 나머지 예약은 그대로이지만 불안을 느낀 일본인 관광객들이 대거 예약을 취소할 가능성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본 관광객들이 주로 머무는 롯데호텔 부산점도 현재 100여건의 일본 단체 관광객들의 예약이 잡혀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로 예약취소 사태가 빚어질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