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가위' 국내 개발… 특정 유전자에만 작용

인간의 2만여 유전자 가운데 특정 유전자에만 작용하는 유전자 가위가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이를 활용할 경우 기존 동식물에 이어 인간의 모든 유전자 염기서열까지 편집하고 재배치할 수 있게 돼 질병연구가 한층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일 김진수 서울대 화학부 교수와 김석중 ㈜툴젠 박사 연구팀이 2만여 유전자 가운데 특정 유전자에만 작용하는 유전자 가위를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원하는 유전자가 제거된 인간배양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2월1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여러 유전자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염기서열을 배제하고 각각의 유전자마다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고유한 40개 염기로 구성된 유전자 가위의 표적서열을 추출해냈다. 이를 통해 원하는 유전자만 정교하게 자를 수 있도록 해 기존 유전자 가위의 정확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또 2만여 유전자에 대한 유전자 가위를 대량 생산해내는 데도 성공했다.

유전자 가위(engineered nuclease)는 특정 염기서열을 인식해 절단하는 인공 핵산 분해효소로서 DNA 염기서열의 편집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앞서 연구팀에 따르면 인간의 2만여개 유전자 염기서열은 규명됐으나 아직까지 대부분의 기능은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유전자 기능연구는 질병원인 파악과 생명현상 이해에 필수적이다.

그동안 유전자 기능연구를 위해 간섭 RNA(siRNA)를 주로 사용했으나 표적 외 유전자에 작용하거나 불완전하게 유전자를 억제하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유전자 가위에 대한 연구가 전세계적으로 진행돼왔는데 이번 연구로 단점을 상당 부분 극복한 것이다.

김 교수는 "유전자 가위 집합체는 인간 유전자의 기능과 질병의 원인을 연구하는 데 핵심 소재가 될 것"이라며 "바이오∙의료 관련 분야의 파급성이 매우 큰 신기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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