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차세대 먹거리 '10대 유망기술'서 찾아라

KISTI 선정 미래 주목 할 기술 살펴보니…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논문·특허 계량정보 분석 등 과학적 분석기법을 활용해 국내 중소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10대 미래 유망 과학기술을 선정, 발표했다.


건강한 삶 분야- 진단·치료 한꺼번에… 테라그노시스 등 맞춤형 의료기술 부각
편리한 삶 분야- 뇌-기계 인터페이스… 로봇 등 제어 가능… 20년내 대중화 예상
쾌적한 환경 분야- 인쇄 가능한 태양전지 활용 분야 무궁무진… 온난화 방지 큰 도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시장경제 체제에서 독창적 신기술 확보는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다. 하지만 국내 중소기업들은 대기업과 달리 충분하지 못한 인력과 자금력 때문에 신사업 발굴과 신제품 개발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글로벌 강소기업 도약을 꿈꾸는 중소기업들이 꼭 눈여겨봐야 할 미래 유망 과학기술을 선별해 소개한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곧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다. 강소형 중소기업이 존재하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국가발전이나 선진국 도약도 요원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중소기업들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글로벌시장 환경에 부응하고 세계무대에 우뚝 서려면 미래 트렌드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기존과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에 목마른 국내 중소기업들의 성장토대를 제공하기 위해 '10대 미래 유망 과학기술'을 선정, 발표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박영서 KISTI 원장은 "글로벌 경쟁사회에서는 기술과 시장 변화에 얼마나 신속히 대처하는지에 따라 중소기업의 생존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번에 선정된 미래 유망 과학기술들이 국내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성장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질병에서 자유로운 삶=의학과 생명공학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인간의 평균 수명이 연장되면서 건강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발맞춰 KISTI는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가능하게 해주는 테라그노시스(theragnosis), 살아 있는 세포의 분자 이미징, 테라헤르츠파 응용기술 등을 미래 유망기술로 꼽았다.

이 가운데 테라그노시스는 형광물질을 이용해 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를 함께 하는 맞춤형 의료기술을 뜻한다. 분자영상과 나노의학 기술이 접목된 것으로 치료제를 내장한 다기능 형광 나노입자 프로브를 체내에 주입하면 환부에만 선택적으로 축적돼 형광과 약물을 방출하게 된다. 이렇게 의사는 영상장치를 활용해 프로브의 형광 빛을 체크하며 진단과 치료의 전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약효가 환부에 집중되는 만큼 암 환자 등의 경우 약물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살아 있는 세포의 분자 이미징은 실험동물의 생체가 살아 있는 상태로 세포 또는 분자 수준에서 일어나는 대사물질 변화, 질병의 원인물질 또는 주입된 약물에 의한 생체현상들을 정량화해 분석하는 기술이다. 의학계는 이 기술로 향후 환자의 몸속을 3D 동영상으로 관찰하게 되면서 병원체 규명은 물론 질병 조기 진단과 치료에도 획기적인 진전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권희석 박사는 "기존 2D 영상과 차원이 다른 역동적 이미지를 구현해 한층 정교한 분석환경이 조성된다"며 "국내 연구는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관련분야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지면 막대한 경제ㆍ산업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테라헤르츠파 응용기술은 100㎓~10㎔ 대역의 전자기파를 질병진단에 응용하는 미래기술의 하나다. 이 테라헤르츠파는 가시광선이나 적외선보다 파장이 길어 X선처럼 투과력이 강하지만 에너지가 낮아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다. 또 우편물에 숨겨진 폭발물ㆍ마약 등 X선으로는 탐지할 수 없는 물질을 찾아낼 수도 있다.

정기훈 KAIST 교수는 "최근 기존보다 3배 이상 높은 출력의 테라헤르츠파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며 "이를 테라헤르츠파 소자소형화 기술과 결합해 내시경에 적용하면 인체 손상이나 고통 없이 상피암을 조기 진단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전세계 테라헤르츠 응용기술시장 규모가 오는 2016년 1억2,7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삶의 질 향상=스마트폰과 스마트TV의 등장으로 편리한 생활에 대한 욕구 역시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KISTI는 뇌-기계 인터페이스, 소형기기 전원용 수소화붕소 나트륨 연료전지(DBFC), 나노유체 응용기술 등을 주목했다.

먼저 뇌-기계 인터페이스는 뇌의 신경신호를 실시간 해석해 생각만으로 로봇이나 기계를 제어, 조종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의수, 의족, 가사 도우미 로봇 등 실생활과 직결된 분야에서 활용폭이 넓고 수요도 무궁무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정재승 KAIST 교수는 "이 기술의 핵심은 뇌의 생체신호를 기계가 인식 가능한 전자신호로 변환하는 것"이라며 "현재 의료ㆍ국방 분야에 연구개발의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원천기술 확보가 이뤄진 만큼 10~20년 내 생각으로 조종하는 기기들의 대중화가 예견된다"고 전했다.

DBFC의 경우 신속한 작동능력에 더해 백금 같은 고가의 금속촉매를 사용하지 않아 제조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미래 유망기술의 한자리를 꿰찼다. 또한 가연성 물질을 함유하지 않아 안전성이 높고 열 발생량이 적으며 운용할 수 있는 온도영역이 넓다는 사실도 큰 메리트다.

김종원 고효율수소에너지 제조ㆍ저장ㆍ이용기술개발사업단장은 "DBFC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8개의 전자를 생성하는 새로운 양극촉매, 산소의 전기환원, 과산화수소 공정용 효율적 촉매 개발이 필요하다"고 향후 과제를 설명했다.

나노유체는 나노 크기의 금속입자를 순수유체에 혼합해 냉각성능을 극대화한 물질로 소형 경량 열교환기를 설계해 기기의 소형화를 구현한다. 전자제품 냉각장치를 비롯해 산업용ㆍ건물용ㆍ수송용 등 산업 전분야의 열교환 시스템과 소형 전자기기, 자동차, 바이오, 원자력 시스템 등 광범위한 분야에 응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가능한 쾌적한 환경=화석연료 고갈과 급격한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 데는 탄소중립형 에너지 개발이 필수다. KISTI는 인쇄 가능한 태양전지, 플라스틱 대체 신소재, 해양 바이오매스 리파이너리, 생태저류지 기술 등을 저탄소 녹색성장 구현의 미래 유망기술로 선정했다.

차세대 신재생에너지로 주목 받고 있는 태양전지 중 3세대에 해당하는 유기박막 태양전지는 종이ㆍ옷감ㆍ플라스틱처럼 얇고 유연한 재질에 잉크젯 프린터와 유사한 산화증착 과정을 거쳐 인쇄한 태양전지다. 현재 관련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화학연구원의 문상진 박사는 "유연하게 휘는 플렉서블 전자회로, 경량 X선 영상패널, 휴대기기, 차량 선팅용 유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성이 높다"며 "향후 3~4년 내 대면적화, 광전변환 효율 5%, 수명 5년을 확보해 상용화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라스틱 대체 신소재는 석유합성 플라스틱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친환경 신소재로 최근 바이오매스처럼 재생 가능한 자원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널리 사용되는 기존의 석유합성 플라스틱은 폐기 후 분해되는 데 수백년 이상이 소요된다. 각종 유해한 환경호르몬 발생도 태생적 한계로 지적된다.

반면 해양 바이오매스는 식물계 바이오매스보다 성장속도가 빠르고 물ㆍ이산화탄소ㆍ햇빛ㆍ미네랄만 있으면 어디서나 성장이 가능하며 에너지를 많이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 바이오연료 생산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원의 강도형 박사는 "1세대 초본계, 2세대 목질계 원료는 곡물 가격상승과 저소득층 식량난 가중과 같은 부작용이 유발된다"며 "조류(藻類) 등 해양 바이오매스는 안정적 에너지 수급과 이산화탄소 배출저감을 동시에 해결할 비책"이라고 밝혔다.

10대 유망기술의 마지막 자리를 차지한 생태저류지는 주차장, 도로변, 건물 및 유휴공간에 설치하는 일종의 생태학적 빗물저장소다. 미생물ㆍ식물 등의 자연정화 기능에 힘입어 도심의 홍수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국가 빗물관리 체계에 생태저류지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최근 국내에서도 아산 탕정신도시를 분산형 빗물관리 시스템 설치 시범지역으로 지정하면서 관련기술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허·문헌 등 계량정보서 시장성·트렌드까지 분석… 174개 선별 후 10개로 압축

■어떻게 선정했나

KISTI는 지난 2005년부터 매년 유망기술 탐색 시스템을 활용해 10대 미래 유망기술을 선정, 발표해왔다. 올해의 경우 특허ㆍ문헌 등 계량정보 분석을 포함한 다각적 과학 분석기법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유망기술 후보 174개가 선별됐다. 이후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단이 각 기술의 유효성을 평가해 50개로 압축한 뒤 관련시장 확산 가능성, 최신 트렌드 부합도 등 상세분석을 거쳐 최종 10개를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KISTI는 변화 시그널 탐지 시스템, 논문·특허 계량분석 기반 유망영역 발굴 시스템, 이용자참여형 유망기술 발굴 시스템, 그리고 16만건에 달하는 국내 최대 글로벌 과학기술 환경 스캐닝 시스템 등을 총동원해 선정 결과의 신뢰도를 극대화했다.

선정작업을 담당한 권오진 KISTI 기술정보실장은 "최근 들어 많은 기관들이 미래 유망기술을 발표하고 있지만 아이템 발굴·조사에서 장기간의 모니터링 결과물 활용은 전무한 상태"라며 "KISTI는 국내 유일의 글로벌 환경 스캐닝과 대규모 문헌 계량분석 시스템을 기반으로 전문가와 이용자들의 검증을 더해 신뢰도에서 우위를 점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