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지역은 위례신도시였다. 9월 이후 공급된 주상복합 아파트 4곳이 1순위에서 모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방에서는 대구의 청약 열기가 뜨거웠다. 분양한 19개 단지 중 18곳이 순위 내 마감됐고, 이중 절반인 9곳이 1순위 당해지역에서 주인을 찾았다. 전문가들은 내년 역시 위례신도시와 대구의 청약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부동산 시장의 영원한 '블루칩'인 강남권 재건축의 인기 역시 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위례신도시는 올해 수요가 많이 몰렸지만 입지 경쟁력이 뛰어나 내년에 공급되는 물량도 무난히 소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기 수요에 비해 신규 공급이 제한적인 강남3구 재건축 물량에도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역삼동 개나리6차와 논현동 경복아파트를 재건축한 '역삼 자이'와 '경복 e편한세상'이 관심을 끄는 단지다. 송파구 가락시영도 주목할 만한 단지로 꼽힌다.
지방은 세종시와 혁신도시의 강세가 예상된다. 세종시의 경우 올해 일부 단지에서 미분양이 발생했지만 이달 부터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등 6개 중앙 부처가 추가 이주하면서 주택 수요가 크게 늘었다.
세종시에는 내년에 대우건설·현대산업개발·현대엠코 등이 1만390가구 가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공공기관 이전이 속속 이뤄지고 있는 혁신도시 내 아파트 분양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에 유동 자금이 풍부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대기 중이다. 최근 몇 년간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과 같은 수익형 부동산이 각광을 받았지만 공급이 늘면서 임대수익률이 하락하고 공실률도 치솟으면서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이 때문에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전환하는 오피스텔과 분양형 호텔과 같은 틈새 상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에서 큰 시세차익을 얻기 힘든 상황인 만큼 중소형 빌딩이나 역세권 상가와 같은 전통적 투자처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양지영 팀장은 "50억~200억원선의 강남권 중소형 빌딩은 매물로 나오기가 무섭게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땅값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과 함께 높은 임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처로 유망하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서초PB센터 부동산PB팀장도 "토지 등 무수익 자산은 인기가 예전만 못하고 오피스텔 등은 공급과잉으로 수익률이 낮아 관심대상에서 멀어지고 있다"며 "신도시와 기존 유망 상권에서 상가 등 중소형 빌딩의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라임급 빌딩을 비롯해 중대형 오피스 공급이 늘면서 공실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중소형 빌딩 중에서 순수 오피스 보다는 근린생활시설로 이용되거나 용도 전환이 가능한 물건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