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이 취임 나흘 만인 3일 양대 노총을 방문했다가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취임 인사차 여의도에 있는 한국노총과 중구 정동의 민주노총을 잇달아 방문했으나 노동계의 반응은 싸늘했다.
장석춘 한노총 위원장은 “작년 말 노조법 개정에 합의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타임오프를 둘러싼 노사 자율 교섭과정에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면서 “합의한 사항마저 뒤돌아서면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우리도 이전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이에 박 장관은 “여러 노동 현안을 한꺼번에 풀기는 쉽지 않겠지만 노동계를 비롯한 각계의 의견을 겸허히 듣고 치열하게 고민해서 상생해법을 찾도록 하겠다"며 장 위원장을 달랬다.
이어 민노총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박 장관은 진땀을 뺐다. 김영훈 민노총 위원장은 “대통령이 공정한 사회와 소통을 강조했는데 정부와 민노총이 제일 불공정하고 불소통을 한 관계가 아니냐”며 지적한 뒤 “불법적인 사내하청 등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 없이는 공정사회는 실현될 수 없다”며 박 장관을 몰아 세웠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사내하청은 대법원 판결 취지를 고려하고 양대 노총과 충분히 조율해 다음주부터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박 장관이 김 위원장과 회동 뒤 건물 밖으로 나오자 금속노조 관계자 10여명이 박 장관의 악수요청도 거절한 채 '노동관계 파탄 내는 노동부는 물러가라'는 내용이 담긴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