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사태와 미국 허리케인 피해 등에 따른 수급차질 우려로 국제유가가 또다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원유 선물 마감가가 처음으로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섰다.
1일 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48센트(1%) 오른 50.12달러에 마감됐다.
이 종목은 전날까지 사흘 연속 장중 가격이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섰으나 마감가가 50달러를 돌파한 것은 1983년 NYMEX에서 원유 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이로써 WTI 선물가격은 지난 16일 이후 미국의 유류재고량이 예상밖의 증가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영향을 받아 하락했던 지난 29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줄곧 상승해 이 기간에만 배럴당 8.27달러(19.8%)나 급등했다. 또 1년전에 비하면 무려 71%나급등했다.
영국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1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24센트(0.5%) 상승한 46.62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날 국제석유시장에서는 그동안의 상승폭이 과대했다는 인식에 따라 매물이 늘어나면서 오전장 한때 WTI 11월물 가격이 배럴당 49.20달러까지 떨어졌으나 나이지리아 유전지대를 근거지로 한 반군과 정부군의 휴전이 유지될 지 불투명한데다 미국멕시코만 일대 생산차질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상승세로 돌아섰다.
일부 석유시장 분석가들은 미국 달러화의 가치 하락과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주말을 맞기를 기피하는 거래인들의 심리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하고있다.
많은 분석가들은 주말에 나이지리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와 선진7개국(G7)재무장관 회담에서 유가 안정에 관한 구체적 조치가 나올지에 따라 다음주 초 유가의 흐름이 정해지겠지만 일단은 여전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라고 밝혔다.
투자은행 메릴 린치는 1개월여만에 두번째로 이날 유가전망을 또다시 상항조정해 4.4분기 WTI 선물가격이 평균 44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릴 린치는 지난달 1일 4.4분기 유가 전망을 배럴당 평균 32달러에서 35달러로 상향한 바 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