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에 기묘하고 실험적인 시도가 하나 등장했다. 하나의 책을 두 개의 출판사가 공동으로 기획, 출판한 것은 물론 그 책을 지렛대로 삼아 2차적으로 만화·게임·영화등으로 생산·영업을 확대재생산하는 것. 복합적인 문화 콘덴츠 산업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화제의 책은 이종호 한국이동에너지연구소 소장이 집필하고 있는 총 12권짜리 SF물 「피라미드」. 우주 삼국지의 형식을 빌린 이 소설은 5,000년의 시공간과 11.8 광년의 공간을 넘나드는 광대무변의 우주 서사극이다.
현재 1부 4권이 출간된 「피라미드」는 「새로운 사람들」과 「자작나무」 두 출판사에서 공동 투자해 출간됐다. 하나의 출판물을 두 출판사가 힘을 합쳐 출판한 것도 특이한 일이지만, 『피라미드의 구성과 내용이 영상세대의 기호에 부합된다』는 평가에 따라 만화·애니메이션·캐릭터 산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예정이기도 하다.
현재 정보통신업체인 「미디어프리」와 컴퓨터그래픽 회사인 「모투스」가 합작해 이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3D 컴퓨터 게임과 애니메이션 제작에 들어갔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우선 5분짜리 데모 필름(일종의 예고편)을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선보이는 파이낸싱 작업을 추진중이다. 이와는 별도로 소설 「파리미드」를 50권짜리 만화로 만들어 해외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저자 이종호 박사는 『영화 시나리오 작업도 병행중』이라면서 『다소 무리라는 얘기도 들리지만 「피라미드」의 발상을 소설의 영역에만 국한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설의 줄거리는 이렇다.
2000년 3월, 행성직렬의 영향을 관측하던 아레시보 천문대의 스펜더 박사는 목성 근처에서 지름이 5㎞나 되는 괴비행체를 발견한다. 그러나 스팬더가 괴비행체의 출현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사이 이 비행물체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만다. 행성직렬이 발생한 3월 17일, 지구의 자기장은 사라진다. 그리고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였던 쿠프가 되살아나는데…
쿠프는 지구에서 11.8광년 떨어진 알프 행성에서 지구로 밀파된 인물. 알프 행성이 혜성과 충돌, 파괴되는 것을 알게된 행성의 지도자들이 환경이 비슷한 지구에 사람을 보내 훗날 알프 행성의 복구 입무를 맡겼던 것. 그러나 그 사이 알프에서는 세트라는 인물이 쿠데타를 일으켜 지구를 정복하려 들고, 쿠프는 알프를 제건하는데 주력하면서 서로 대항하고, 지구인들은 또 그들대로 외계인의 침략에 맞서 싸우려고 하면서 스타워즈가 시작된다.
저자 이종호 박사는 프랑스 피르피냥 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뒤, 카오스 이론에 대한 유체이동 연구로 프랑스 과학국가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박사는 국가의 해외두뇌 유치정책에 따라 귀국한 뒤 대전충무체육관의 태양열 집열장치의 개발로 국민훈장 석류장, 태양에너지학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는 「기초없이 500층(1마일) 빌딩을 지을 수 있다」는 「역피라미드형 기초부에 의한 건축구조 개선」 특허를 획득했고, 「연속적으로 작동되는 활성복합물 재질의 열펌프 시스템」으로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일본·중국등 20개국에서 특허를 받아내기도 했다. /이용웅 기자 YY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