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들 “경영난으로 모기업 대출창구의미 상실”/종금과 합병·영업중단검토 등 “사전 꼬리자르기”파이낸스업계에 「정리 리스트」가 나돌고 있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일부 파이낸스 모기업들이 최근 대기업의 연이은 부도로 파이낸스업계의 영업환경이 극도로 악화됨에따라 산하 파이낸스사를 조기 정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출판사업이 주력인 ㄱ사의 경우 파이낸스사를 설립하고도 간판만 걸어놓고 영업을 중지한 상태며, 최근 재무상태가 악화일로에 있는 ㄱ그룹(G파이낸스)과 또다른 ㄱ그룹(S파이낸스), ㅅ그룹(C파이낸스) 등 5∼6개사는 빠르면 올 가을안에 계열 파이낸스사를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ㅅ그룹과 ㄴ 그룹의 경우엔 계열 파이낸스를 종금에 합병시키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ㅅ건설이 대주주로 있는 A파이낸스는 자본금에 비해 부실채권이 지나치게 많아 파산 가능성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파이낸스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이낸스업체의 부실채권 규모가 한계상황에 몰린데다 자금조달마저 막혀버려 모기업 대출창구로서의 의미가 사라지고 있다』며 『기업들 사이에 부실채권이 확대되기 이전에 일종의 「꼬리 자르기」차원에서 계열 파이낸스사를 정리하려는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파이낸스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이미 군소업체 상당수가 문을 닫았으며 대형 파이낸스사를 제외하고는 신규영업을 중단한 상태』라며 『여신전문 금융기관의 최저자본금(2백억원)에 미달한 업체들은 도태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여신전문기관이 본격 궤도에 오를 내년 중반께는 순수 파이낸스사가 10개 안팎까지 줄어들지 모른다』고 덧붙였다.<김영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