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 전세, 지금 예약 안하면…"

수도권 입주물량 급감예상에 벌써부터 이사 수요 몰려
인기 학군지역 중심 매물 동나 전셋값 상승세 더 부추겨


"보통 전세 매물은 넉넉잡고 두 달 정도 기간을 두고 나오는데 요즘은 벌써 2~3월 전세 를 찾는 사람까지 몰려 아예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찬바람이 불어도 전셋값이 내릴 줄 모르고 내년 수도권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들으로 예상되면서 전세시장에 때이른 봄 이사철 수요까지 가세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11월이 되면 가을 이사철 수요가 마무리되면서 전세시장이 안정세를 보이지만 최근에는 2~3월 이사 물건을 미리 찾는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가뜩이나 심각한 가격 상승세를 더욱 부추기는 추세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07년과 2008년 11월의 서울 전세가격은 모두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11월 들어서도 2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봄 이사철 학군 수요가 집중되는 양천구 등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두드러지고 있다. 목동 신시가지 2단지의 경우 최근 전세시장에 봄 이사철 수요까지 몰리면서 매물이 거의 없는 상태다. 이지역 B공인 사장은 "가장 최근에 계약한 것이 2월 중순에 입주하는 매물"이라며 "현재 89㎡형의 전세가격이 2~3개월 전보다 2,000만~3,000만원가량 오른데다 봄 이사 수요까지 미리 몰리다 보니 매물이 나오는 즉시 계약되고 있다"고 말했다. 목동 일대의 다른 아파트들도 모두 전세 매물이 없어 몸살을 앓고 있다. 신시가지 4단지 인근의 A공인 사장은 "4단지가 1,300여가구인데 통틀어 현재 전세 물건이 한두 개밖에 없다"며 "수요자들이 전세 물건을 앞당겨 찾다 보니 미리 예약을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학군 1번지로 꼽히는 대치동도 마찬가지다. 겨울방학 학군수요가 미리 움직이면서 대치동 삼성래미안 125㎡형은 최근 2주 만에 3,000만~4,000만원 뛴 6억~6억7,000만원선에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강남 출퇴근 수요가 다시 몰리고 있는 분당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시작됐다. 2억원대 중반에 전세가격이 형성돼 있던 서현동 시범 삼성ㆍ한신 아파트 105㎡형은 최근 3억원선까지 올랐지만 매물이 나오는 대로 계약될 정도다. 서현동 K공인의 한 관계자는 "워낙 매물이 없다 보니까 12월이 넘어 전세를 찾으면 2~3월 이사가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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