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사고의 원인을 조사 중인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조사 진행상황을 과도하게 공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세계 최대 조종사 노조단체인 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NTSB가 사고기 조종석 대화 등을 공개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NTSB가 부분적인 데이터를 잘못된 방식으로 공개했다"며 "불완전하고, 맥락에서 벗어나는 정보는 사고 원인에 대한 수많은 억측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또 "현장 사고조사가 진행되는 중에 이렇게 많은 정보가 공개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조사관들이 기내 녹음장치의 정보를 섣불리 공개하면 안 된다는 것은 의무사항이고 이런 정보공개가 잘못된 결론을 끌어내 조사에 차질을 빚는 과거 사례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NTSB에 대해 사고 당시 공항 계기착륙장치(ILS)가 꺼져 있었던 이유와 다른 착륙유도장치의 가동 여부, 정밀진입경로지시등(PAPI)의 가동 여부 등에 대한 사실 관계를 구체적으로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데버러 허스먼 NTSB 위원장은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보공개는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허스먼 위원장은 "NTSB는 투명하게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사고현장 방문, 브리핑 등은 모두 기준에 따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보 공개 과정 역시 사실에 입각했으며 조사 과정에서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NTSB가 조사 초기에 언론브리핑 등을 통해 사고기가 착륙 직전에 너무 낮은 속도로 비행했다고 설명하고 조종석의 대화 내용까지 공개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