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에 투쟁단 파견… 도 넘은 현대중공업 노조

임금교섭 교착상태 빠지자 회사 대주주 정몽준 압박 나서
현지서 FIFA회장 낙선운동 예고… 국민적 비난 못면할듯

임금협상을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를 압박하기 위해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 회장 출마를 선언한 국제축구연맹(FIFA)에 투쟁단을 파견하기로 해 비난이 일고 있다. 회사와 임금교섭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대주주인 정 이사장이 직접 사태 해결에 나서도록 압박하기 위해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10월18일부터 24일까지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FIFA 본부에 투쟁단을 파견한다고 16일 밝혔다. FIFA 회장 후보등록 마감일은 10월26일로 FIFA 사무총국에 접수한 후보는 FIFA 윤리위원회 소속 조사반의 윤리심사를 통과해야 후보로 확정된다.

노조 간부 등 4명으로 구성된 투쟁단은 스위스 현지 국제목공노련 등 지역 노조와 협의해 FIFA 윤리위원회 면담을 추진하고 있으며 면담이 성사될 경우 현대중공업 노조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노조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파업의 이유와 함께 현대중공업이 산업재해 다발 사업장인 점, 하청노동자의 처우 등을 집중 부각시켜 대주주인 정 이사장을 압박할 방침이다.

노조는 "FIFA 회장 출마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히면서도 "다만 FIFA 회장 출마에 앞서 해결해야 할 사안이 있다"고 밝혀 사실상 정 이사장의 FIFA 회장 '낙선운동'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조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노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으며 실제 행동으로 옮길 경우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조는 파업 참가자에게 현금과 상품권 등 인센티브를 주기로 해 안팎의 따가운 비판을 받았지만 이를 굽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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