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청문회 D-10 질문지 사전전달 "면죄부 주기 아니냐" 비판도 후보 상호간 토론도 없어 송곳 질문 어려울듯
입력 2007.07.08 17:17:19수정
2007.07.08 17:17:19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박근혜 등 양 캠프는 오는 19일로 예정된 당 검증청문회가 이번 경선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검증위원회의 질문 내용이 이미 각 캠프에 전달되는 등 이번 청문회가 사전에 기획된 각본에 따른 요식행사에 그칠 것이라는 비판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오는 19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박근혜ㆍ이명박 후보를 상대로 후보 청문회를 실시할 계획이다.
당 검증위원회는 이 자리에서 두 유력주자에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가감없이 따져 묻겠다고 밝히고 있다. 경선을 꼭 한달 앞둔 시점에서 양측 검증 공방이 치열한 상황에서 청문회가 열려 어느 때보다 정치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8일 “검증위에서 양대 캠프에 청문회 질의 내용을 담은 사실상의 ‘질문지’를 사전에 전달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후보를 대상으로 한 의혹은 그간 제기된 차명 재산 의혹과 서울시 개발과 관련한 이권 문제, 금융 사기사건인 옵셔널벤처스(투자운용사인 BBK의 후신) 사건 등이며 박 후보측은 정수장학회ㆍ영남대 문제와 고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 등으로 전해졌다.
양 캠프가 검증청문회에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청문회의 ‘흥행성’은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문답이 사전에 정해져 있기 때문에 유력 주자들에 대한 면죄부 주기 내지 해명 기회 부여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더구나 논란이 된 후보 상호간 토론 기회도 없어 청문회에서 주자들을 곤란케 하는 ‘송곳 질문’은 나오기 어려울 전망이다.
양대 캠프는 이미 검증위의 질문 내용을 토대로 이미 모범답안인 답변 작성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검증청문회가 이처럼 치러지게 된 것은 검증 문제를 두고 양측이 유례 없는 ‘난타전’을 벌이면서 당이 분열조짐까지 보인데 따른 지도부의 고육지책인 측면도 강하다.
이들 ‘빅2’ 후보가 대선 본선의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공격적이고 무차별적인 검증은 당 전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당내 여론이 대두됐다.
여기다 지지율 1위인 이 후보측은 “검증을 빙자한 한나라당 후보 죽이기 차원의 공세에 대해 당이 함께 대응해달라”고 강하게 주문해왔다.
한편 양대 주자는 이번 청문회 국면이 지지율 변동에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총력 대비에 나섰다.
이 후보측은 “이번 청문회를 거치면 이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자연스럽게 해명될 것”이라며 “이 후보가 이미 사과한 위장 전입 문제를 제외하면 실체 있는 의혹 제기는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측은 “박 후보 관련한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본인이 차분히 답하면 아무 문제 없다”면서 이 후보에 대한 청문회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특히 양측은 이번 청문회게 방송으로 생중계된다는 점을 고려, 후보의 답변 태도와 설득력이 관건이라고 보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가상 청문회 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문회는 박근혜(오전)ㆍ이명박(오후) 후보를 대상으로 검증위원 등이 나서 질문하는 형태로 진행되며 홍준표ㆍ원희룡ㆍ고진화 의원에 대해서는 제보가 접수되지 않아 청문회 대상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