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무배당에 선물없어 참석율 저조/스톡옵션제 도입위해 정관 변경 잇따라/“감사직 증감원 낙하산인사 여전” 비난○…올해 증권사 주주총회에서는 지난해 실적부진 때문에 어느때보다 침통한 분위기였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참회」, 「반성」하며 주주들에게 배당을 하지못해 「죄송」하다는 사장들의 말이 홍수를 이뤘다.
쌍용투자증권의 김석동 사장은 『지난해의 부진한 실적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고 서울증권의 정인직 사장은 『주주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또 선경증권의 박도근 사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에 대해 임직원 모두가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이해를 구했다.
○…창사이래 최대의 적자(1천2백37억원)를 기록한 동양증권의 주주총회에서는 주주들이 회사실적에 대해 질책하고 나서 눈길.
한 주주는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아무리 주식시장이 침체를 보였다지만 1천억원이 넘는 적자는 너무 심하다』며 『타증권사의 경우 장부상으로도 흑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러한 노력도 보이지 않는 것은 어찌된 것이냐』며 힐문.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증권 정기주총에는 2백여명의 주주들이 모여 성황을 이룬 가운데 별다른 문제없이 30분만에 종결.
일부 주주들은 지난 회계연도 실적은 이미 짐작하고 있는 듯 영업실적 보고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앞으로의 주식시장 움직임에 대해 옆자리에 앉은 주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등 한가한 모습들이었다.
○…대기업 계열 및 은행 계열 증권사들의 경우 이번 주주총회에서 은행 및 계열사 출신 임원이 대거 선임돼 눈길을 끌었다.
산업증권의 경우 모기업인 산업은행 임병락 부장이 전무로, 신태수 부장이 감사로 선임됐으며 일은증권 역시 제일은행 이세선 전무가 사장으로 주영훈 이사가 상무로 선임됐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은행 및 대그룹 계열 증권사들의 경우 이번에 모기업 또는 계열사 출신 임원이 신규 선임된 것은 최근의 경영실적 부진에 대한 질책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금년 주총에서는 예년과 같이 증권사 감사자리에 증권감독원 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여전해 일부 노조에서 반발하는 등 잡음.
대우증권 신임감사에는 증감원 기업등록국장 출신의 김정성씨가, 동서증권 감사에는 최명희 증감원 조사역, 동원증권 감사에는 증감원출신으로 감사실장을 지내온 김만규씨가 각각 감사로 선임되는 등 줄줄이 증감원 출신들이 장악(?).
○…증권사 주총이 31일 하루에 집중되고 주총선물이 없어 주주들의 주총참석률이 극히 저조하자 각 증권사들은 직원들을 동원하느라 부산.
각 증권사 주총에는 1백50∼2백여명이 참석했는데 실제 주주들은 10% 내외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
특히 이번 주총에는 많은 증권사들이 지난해의 적자로 무배당에 그쳐 주총분위기는 더욱 썰렁.
○…일부 증권사들은 정관 변경을 통해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스톡옵션(Stock Option·주식매입 선택권)제를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대신증권의 경우 전체 임직원 중 10%에 한해 발행 주식 총수의 15%까지 주식매입 선택권을 부여할 것으로 확정했으며 선경증권, 한화증권 등도 스톡옵션을 도입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신설했다.
또 국내 증권사로는 가장 먼저 스톡옵션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던 동원증권의 경우 이번 주주총회에서 근거 조항을 신설, 이르면 올해중에 임시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해 주식매입선택권을 부여받을 대상을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