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의 두 수장이 연초부터 요동치는 금융시장에 나란히 경고성 멘트를 내놓았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필요시 금융·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원·엔 환율 급락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2014년 범금융기관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김 총재는 신년사에서 "해외자본 유출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시 적절한 금융·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평소와 비슷한 수위의 발언이지만 엔화값 급락으로 원·엔 환율은 물론 원·달러 환율과 주가까지 급락한 직후라 주목을 받았다.
김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금과 국내외 금융시장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며 "금융기관은 내부 취약요인을 면밀히 점검하고 리스크를 상시 평가해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부총리는 원·엔 환율 급락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지금은 일단 지켜보는 시기"라며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엔저로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엔저가) 심화하면 상대적으로 그럴 수 있다"며 "하지만 오늘은 엔·원 환율이 올랐다. 외환변동성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장중에 코스피지수 1,940선이 무너진 데 대해서는 "빠졌으면 올라갈 때도 있는 것"이라며 주가급락이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