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문의 '뚝' 매물만 쌓여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 방안' 시장 반응

임대 아파트 건립에 따른 용적률 인센티브 적용 등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방안이 다소 완화 됐지만 재건축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책 추이를 지켜보면 사업을 유보하겠다는 재건축 단지가 늘고 있고, 재건축 아파트 값도 급 매물 시세가 1,000만~2,000만원 하락하고 있다. 8일 재건축 조합 및 중개업계 등에 따르면 매수 문의가 뚝 끊긴 가운데 재건축 조합마다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급 매물 가격 또 하락= 개발이익 환수방안이 발표되면서 급 매물 가격이 또 하락하고 있다. 매수 문의는 아예 실종됐고, 매물만 잔뜩 쌓여간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 아파트의 경우 개발이익 환수방안 이야기가 나오면서 1주일새 급 매물 시세가 5,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개발이익 환수방안이 발표된 8일 오전에는 이보다 1,000만원 하락한 값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주공 아파트도 예외는 아니다. 개발이익 방안이 최종 발표되면서 팔려는 매물이 늘면서 급 매물 시세가 1,000만~2,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반포주공 3단지의 경우 한때 7억1,000만원까지 갔으나 현재는 6억5,000만원선에 나온 급 매물을 찾을 수 있다. 개포동 양지공인 송대호씨는 “30평형대 이상에 입주하려고 재건축 아파트를 사는데 임대아파트를 지으면 누가 매입하겠느냐”며 “급 매물 시세는 당분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포동 주홍공인의 한 관계자는 “개발이익 환수 여파가 예사롭지 않다”며 “매수 문의 실종 상태가 계속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조합, 사업 유보하겠다= 사업초기 단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유보하겠다는 조합이 늘고 있다. 바른재건축연합 김진수 의장은 “7일 150여개 재건축 조합이 모여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며 “굳이 현 상황에서 사업을 계속해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게 대세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개발이익 환수방안의 현실성 여부와 형평성 등도 조합들이 제기하는 불만요소다. 강동구 고덕동 주공 3단지 이윤근 조합장은 “용적률 200% 단지가 인센티브를 적용 받으면 225%까지 재건축이 가능해지겠지만, 증가된 용적률의 25%를 환수 당하는 것을 고려하면 어차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미 일반분양을 마치고 착공에 들어간 단지는 개발이익 환수를 적용 받지 않는다. 반면 그렇지 않은 단지는 적용 받게 돼 형평성도 문제가 된다는 게 재건축 조합들의 지적이다. 사실상 일대일 재건축을 추진중인 과천시 주공 3단지 조합의 한 관계자는 “개발이익 환수방안이 다소 완화 된다 해도 여파는 다르지 않다”며 “제도가 하도 바뀌다 보니 어떤 정책에 맞춰 사업을 추진해야 될지 감을 잡을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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