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화학, 정유 등 일부 업종이 주도하는 상승장이 이어지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하이닉스ㆍ기아차가 주가 상승으로 시총 순위가 대폭 올라간 반면 은행ㆍ보험 등 금융주들은 점점 뒤로 밀려나는 모습이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이닉스는 전날보다 7.87% 오른 3만7,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줬다. 하이닉스는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시가총액 21조8,591억원을 기록하며 KB금융을 밀어내고 유가증권시장 시총 순위 10위 입성에 성공했다. 올들어 하이닉스의 주가 상승률은 무려 54.17%에 달한다. 지난 해 말 17위로 선두그룹과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넉 달도 안돼 10위까지 치고 올라온 것이다. 하이닉스는 주력인 D램 반도체 가격 상승과 함께 2ㆍ4분기 실적 기대까지 겹쳤기 때문에 앞으로 시총 순위가 더 상승할 수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대증권은 이날 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3만7,000원에서 4만2,000원으로 크게 올려 잡았다. SK이노베이션 역시 7.58% 오른 24만8,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상승으로 신한지주를 제치며 시총 8위 자리를 꿰찼다. 올해 28.09%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시총순위 12위에서 네 계단이나 훌쩍 뛰어올랐다. 고유가가 지속되며 석유ㆍ화학제품의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의 상승세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자동차주들의 선전도 시총순위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굳건한 1위 삼성전자에 이어 2인자를 고수하던 POSCO는 지난 3월 말 현대차와 2위 자리를 놓고 팽팽한 접전을 벌였지만 이날 현재 시가총액이 10조원 이상 차이를 보이며 2인자에서 밀리는 모습이다. POSCO는 지난 19일 철강가격을 인상했지만 국제 철강가격이 아직 회복되지 않아 당분간 제품 할인 판매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당분간 주가 상승폭이 크게 나타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반면 국내외 시장의 자동차 판매 호조를 등에 업은 현대차의 주가 상승 랠리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아울러 기아차도 지난해 말 10위에서 이날 7위로 3계단 상승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신한지주와 KB금융, 삼성생명 등 금융주들은 최근 강세장에서 소외되면서 시총 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 이날도 신한지주와 KB금융은 각각 1계단 밀린 9위, 11위로 내려앉으며 지난해 말(신한지주 7위, KB금융 8위)과 큰 격차를 나타냈다. 은행주들은 올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최근 저축은행 구조조정과 건설사 부실문제로 투자자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실적 개선이 눈으로 확인될 때 까지는 큰 폭의 주가 상승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업황 호조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자동차ㆍ화학을 중심으로 정보기술(IT)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