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3홀에서 드라이버 잡아도 안 올라가요.’ 29일 밤(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뉴포트의 뉴포트골프장에서 개막된 제61회 US여자오픈골프대회는 ‘선수들의 수모 퍼레이드’가 될 전망이다. 지난 주부터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으나 코스 배수 시설이 신통치 않아 곳곳이 진흙이며 대회기간 중에도 비가 예보돼 있어 줄줄이 오버파 행진을 펼칠 것이 예상되기 때문. 현지 기상정보에 따르면 주말 90mm를 포함해 지난 주에만 330mm의 폭우가 쏟아졌다. 모처럼 날이 갰던 28일 연습라운드때는 시속 40km가 넘는 강풍이 불어 선수들을 괴롭혔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181야드와 211야드로 번갈아 세팅될 예정인 13번홀에서 드라이버로 티 샷을 하고도 온 그린시키지 못한 선수들이 수십명에 달했다. 바로 옆 바다에서 불어 온 강풍 때문. 대서양에 인접한 이 골프장은 링크코스 스타일로 나무가 거의 없기 때문에 다른 홀에서도 고전하기는 마찬가지였다는 것이 선수들의 말. 거리와 방향을 종잡을 수 없어 클럽 선택과 세팅에 애를 먹었다는 설명이다. 우산이 뒤집어져 바람을 막을 수 없었고 걷기조차 불편했다는 하소연이 이어졌다. 이쯤 되자 현지에서는 오버파 우승 스코어는 당연하다고 여기는 분위기. 페어웨이가 젖어 볼이 많이 구르지 않기 때문에 장타자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날 전반 9홀을 돌면서 파4홀에서 모두 미들 아이언으로 세컨 샷을 한 위성미가 주목되는 이유. 그러나 정확도가 떨어질 경우 갈대 숲 등의 깊은 러프에서 1타 이상 손해 봐야 하기 때문에 의외의 우승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샷 감이 크게 상승한 김미현(29ㆍCJ)이나 신예 이지영(21ㆍ하이마트), 이선화(20ㆍCJ) 등에 기대를 거는 대목이다. 그러나 여전히 노련미 넘치는 아니카 소렌스탐(35ㆍ스웨덴)과 부활한 메이저 우승자들인 박세리(29ㆍCJ), 캐리 웹(32ㆍ호주)를 우승후보로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