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총리 지명자 18일까지 인사청문회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17일부터 이틀간 한명숙 총리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5ㆍ31 지방선거를 40여일 앞두고 열리는 이번 청문회는 한나라당의 공천비리 파문을 계기로 여야간 비리의혹 폭로전이 고조되는 가운데 열리게 돼 여야 각당의 치열한 정치공방이 예상된다. ◇사상ㆍ이념=한 지명자의 ‘진보적 편향성’ 여부가 주된 검증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북한인권과 국가보안법 개폐 등 한 지명자의 이념성향을 엿볼 수 있는 ‘민감한 현안’을 집중 질의하며 우회적으로 사상검증을 시도할 방침이다. 특히 한 지명자가 지난 68년 반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건과 79년 중앙정보부가 용공사건으로 발표한 ‘크리스챤 아카데미 사건’, 남편 박성준 성공회대 교수가 처벌받은 통혁당 사건 관련 기록을 제출받아 검토를 마쳤다. 이에 대해 우리당은 “크리스챤 아카데미 사건은 과거 중정의 고문에 의한 조작극임이 드러나 민주화 운동으로까지 인정된 사건”이라며 차단막을 치고 나온다는 전략이다. ◇직무수행 능력=총리로서의 직무를 수행할 만한 경륜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가 최대 검증 포인트. 한나라당은 한 지명자의 행정경력이 여성부와 환경부 장관을 재임한 것이 전부여서 국정 전반의 업무를 조정해낼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입장이다. 또 한 지명자가 환경부 장관 재임 시절 서울외곽고속도로 사패산 터널 공사, 경부고속철 천성산 터널 공사를 추진하면서 정책혼선을 빚은 점도 한나라당의 공세 포인트다. 새만금사업의 경우 환경부 장관 재직시 국책사업에 반대입장을 표명한 점이 논란거리로 부상할 전망이다. ◇도덕성ㆍ자질=현재 군복무 중인 한 지명자의 아들 박모씨의 보직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박씨가 부대장의 당번병 보직을 받는 과정에서 주특기가 무원칙하게 변경되는 등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며 한 지명자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또 1조원 규모의 천문학적 다단계 사기를 저지른 모 다단계업체와의 관계도 집중적으로 따져 물을 계획이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이 업체의 대표는 올해 초 무기 징역형을 구형받았다”며 “한 지명자는 지난해 초 이 회사가 고양시에서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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