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살리기” 범재계차원 동참/경비절감·기술개발로 생산성 제고/한계사업 정리·M&A열풍도 예고10일 열린 전경련 회장단회의는 그동안 주요 그룹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전개해온 경제살리기 운동을 범재계차원으로 끌어올려 시행키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경제살리기를 위한 재계의 활동은 임금동결 선언과 고비용·저효율구조의 개선을 위한 대정부 건의활동 등 「촉구성」에 그쳐왔다. 이는 각 그룹·기업별로 사정이 다른데다 노동법과 한보, 삼미그룹 부도 등 어수선한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 재계 전체가 나서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경기불황을 이유로 자신의 입장만 대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달들어 수출과 내수부진은 더욱 심화되고 올 경제성장이 5%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더 이상 몸을 사릴 수는 없다』는 상황인식에서 재계가 나설 것을 선언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따라 이번 회장단회의에서는 30대그룹을 중심으로 전개해온 그동안의 관행을 깨고 4백40여 전회원사가 참여하는 범재계차원의 「일 더하기 운동」으로 확대키로 의견을 모았다. 또 전경련은 산하 7개 상임위원회와 27개 국별·지역별 경제협력위원회별로 과제를 발굴하는 등 실무적인 뒷받침을 해나가기로 했다.
이와함께 회장단과 7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은 정부와 여야정당, 사회단체들과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 기업경영 현실을 설명하고 경영환경 정비에 대한 국민적 인식제고에 나서기로 하는 등 다각적인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재계의 이같은 의욕적인 활동의 배경에는 이달초 경제5단체장의 대통령 면담과 이회창 신한국대표와 간담회 등을 통해 경제살기에 재계가 앞장서 달라는 정치권과 정부측의 요청이 큰 힘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경련은 이들 운동의 보다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 최종현 회장이 주요그룹과 4백40여 전경련 회원사에 대해 직접 서한을 발송, 재계 차원의 경제살리기 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는 한편 근로자와 정부 등 다른 경제주체들에도 협조를 당부했다.
최회장은 서한을 통해 『현재의 경제난국은 반드시 돌파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기술개발, 마케팅 능력의 배양, 경비절감과 생산성 제고를 위한 투자확대와 경영혁신을 해나가자』고 촉구했다.
재계가 앞으로 추진해야 할 경제살리기는 크게 나누어 일더하기와 임금안정, 생산성 향상, 비용절감, 구조조정, 국제수지 적자개선, 근검절약 등 현재 주요그룹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경영혁신 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질 전망이다. 때문에 재계의 경제살리기는 앞으로 삼성, 현대, LG, 대우, 선경 등 주요그룹은 물론이고 전회원사가 참여한 가운데 고용안정과 임금동결, 수출확대와 국산화 개발 등 경제살리기에 앞장설 것을 다짐하는 선언이 잇따를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회장단회의를 계기로 재계가 가장 역점을 둘 사안은 구조조정. 그동안 임금안정이나 근검절약, 국제수지 개선방안 등은 삼성과 대우 등 주요그룹을 중심으로 이미 상당 수준으로 전개되고 있기때문에 앞으로는 기업의 실질적인 경쟁력 향상을 위한 리스트럭처링을 본격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따라 앞으로 재계는 한계사업의 대대적인 정리와 신규사업 참여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경쟁그룹간 계열사의 기업인수합병(M&A) 등과 같은 합종연횡의 열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민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