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박근혜정부 평가 설문-국정전반] 지지율 48%로 6개월새 10%P↓… 재보선 압승에 반등할지 관심

세월호 사고 대응 미숙, 인사 실패 실망감 반영된 듯
좋게 평가받던 대북분야 "잘했다" 5% 그쳐 15%P 급락
가장 중점 둬야 할 국정과제론 일자리 창출·정치 선진화 지목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의 많은 것을 바꿨다. 국민의 상당수가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말할 정도다. 이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서울경제신문이 창간 54주년을 맞아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잘했다는 응답은 48.5%로 취임 1주년이었던 지난 2월 본지 조사 당시 59.3%에 비해 10.8%포인트나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가 6개월 사이에 크게 달라진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잘했다는 응답 비율은 못했다는 응답(46.5%)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 처리과정에서 나타난 박근혜 정부의 대응미숙과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수많은 의혹, 인사 불통(不通) 등이 지지도 급락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김민전 경희대 학부대학 교수는 "(세월초 참사는) 정부의 대처능력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건"이라며 "더 큰 실망은 인사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대대적인 개혁을 외쳤지만 실제로는 큰 변화가 없으며 총리를 유임시키는 등 구호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도 "(참사 이후에도) 정치인·관료 문제 등 해결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원칙을 지키지 않는 사회라는 것이 다시 확인된 만큼 실망감이 컸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정운영의 세부적인 평가에서도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실망감은 그대로 반영됐다. '특별히 잘한 분야가 없다'는 답변이 36.1%로 가장 높았고 분야별로는 '외교(27.8%)'와 '복지(10.8%)'가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특징은 그동안 현 정부의 국정운영 능력에서 강점으로 꼽혔던 '남북관계'에 대한 평가의 하락폭이 컸다는 점이다. 남북관계에 대한 평가는 지난 2월 조사에서 21%로 외교(21.5%)와 함께 가장 좋았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5.8%를 기록해 직전 조사보다 무려 15.2%나 급락했다.

가장 잘한 국정 분야에 대한 설문에서는 사실상 외교 (21.5%→27.8%)와 복지(8.7%→10.8%)를 제외한 전 분야가 하락했다. 가장 잘못한 국정운영 분야는 예상대로 '정치(28.4%)'가 꼽혔다. 2월 조사 당시 16.6%보다 무려 11.8%포인트가 떨어졌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정운영 능력 전반에 대한 의구심이 나타난 가운데 정치 분야에 대한 실망감이 특히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 다음은 경제(13.7%)가 가장 잘못한 분야로 꼽혔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는 있으나 가뜩이나 어려웠던 내수가 세월호 참사 이후 꽁꽁 얼어붙으면서 경제 분야에 대한 평가도 인색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박근혜 정부 집권 2년차인 올해 가장 중점을 둬야 할 국정과제로 '일자리 만들기'를 꼽은 응답이 31.4%로 가장 높았고 '정치 선진화'라는 응답은 21.7%로 뒤를 이었다. 다음은 '복지 시스템 구축(19.0%)' '성장 잠재력 키우기(16.0%)' '남북갈등 완화(7.9%)' 등의 순이었다.

2월 조사와 비교할 때 달라진 점은 '정치 선진화'를 꼽은 응답이 14.2%에서 21.7%로 7.5%포인트 늘었다는 것이다. 정치 불신감이 깊어지면서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한층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광재 한국메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달라졌다"며 "과거와 달리 강력한 리더십보다는 소통능력이 중요한 시대라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국민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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