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의 핵심 정책공약이었던 행정도시 건설계획이 20일 토지보상을 계기로 25년 대역사(大役事)에 들어간다.
사업시행자인 토공은 6개 감정평가법인이 평가한 결과를 토대로 내년 3월까지지주 및 지장물 소유주에 대한 보상에 착수하며 1차 평가대상에서 제외된 지장물,묘지, 영업권에 대해서도 내년중 보상절차를 밟기로 했다.
하지만 현지주민들은 보상액이 `시세에 턱없이 못미친다'며 평가결과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향후 매수 완료까지는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감정평가 어떻게 이뤄졌나 = 토지 및 지장물에 대한 감정평가에는 주민이 추천한 6개 평가법인을 포함, 모두 18개 평가법인이 참여했다.
보상대상 토지 및 물건별로 주민 추천 평가사 1명, 토공 지정평가사 2명 등 3평이 평가한뒤 평가액을 산술평균해 보상액이 산정됐다.
토지 감평은 표준지 공시지가와 당해 토지의 위치, 형상, 이용상황, 보상시점까지의 지가변동률, 예정지역 및 주변지역의 보상선례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됐다는게토공의 설명이다.
다만 예정지역 지정을 전후한 신.개축 건축물 및 수목식재 등 투기행위에 대해서는 보상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식재 수목 및 건물 등의 상태를 감안, 평가를 엄격히했다.
토지의 경우 지목별로 보면 대지는 평당 19만6천-582만9천원(평균 63만5천원),밭은 2만7천-265만7천원(25만5천원), 논 4만6천-200만7천원(24만2천원), 임야 2만4천-71만5천원(7만4천원), 공장 11만5천-168만5천원(52만원) 등으로 평균 평당가는 18만7천원이다.
토공은 월산공단의 경우 토지를 전면 매수하되 지장물 이전 및 영업보상 등에대해 개별기업과 충분히 협의, 보상시기 및 방법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총 보상액 4조6천억원이면 충분한가 = 이번에 보상대상으로 평가된 땅은 1천659만평으로 전체 대상토지(1천701만평)중 98%, 지장물은 85% 수준이며 영업권, 농업손실, 묘지 등은 제외됐다.
토공은 이번에 지적불부합 등의 이유로 평가대상에서 제외된 42만평과 남은 15%의 지장물, 영업권, 농업손실은 내년부터 손실평가를 거쳐 보상절차를 밟게 된다.
현재 평가 보상액은 토지 3조1천167억원, 지장물 2천939억원 등 모두 3조4천여억원으로 남아있는 보상대상을 모두 포함해도 행정도시 건설을 위한 총보상규모는당초 정부가 예측했던 4조6천억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번 감정평가 결과에 대한 지주 및 지장물 소유주의 반발과 추가 이주대책 요구, 행정소송에 따른 보상액 상향조정 등 변수.
일각에서는 "정부가 산정한 4조6천억원의 보상액이 2003년을 기준으로 작성된것이고 올해 충남 연기군의 땅값이 20% 넘게 오른 점, 주민들의 보상 현실화 요구등을 감안하면 보상 총액은 4조6천억원을 웃돌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상절차와 이주대책 = 주민들은 이번 감정평가 결과를 토대로 20일부터 내년3월 20일까지 4개월간 토공과 보상협의를 시작한다.
하지만 협의과정에서 기한내 계약체결을 못하면 토공이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수용재결을 신청, 결과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하고 공탁한다.
불복 또는 이의가 있으면 재결서를 받은 날로부터 30일이내 행정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보상금은 현지인에게는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되 희망시에는 채권보상도 가능하며, 부재지주는 3천만원까지 현금, 초과가액은 3년만기 용지보상용채권을 받게 된다.
보상에 따른 세제는 8년이상 자경농지에 대해서는 전액 양도세 전액감면, 예정지역 고시일(5월 24일) 이전 취득토지로 보상금을 채권으로 받으면 10% 감면(1억원한도) 혜택이 주어진다.
현지인이 보상금을 수령한 날로부터 1년이내 대체 농지 등을 취득하면 취득.등록세가 비과세된다.
예정지역 고시일 이전부터 주거용 건축물을 소유하고 거주해온 사람에게는 주거전용 단독주택(100평, 조성원가 70% 이하), 블록형 단독주택지(100평, 80평 초과면적은 감정가), 공동주택지(전용 85㎡ 주택기준 지분면적) 등 이주자택지 중 하나를선택할 수 있다.
또 전용 25.7평이하 규모 주택을 특별공급받을 수 있으며 이주자택지와 주택특별공급을 포기하면 건축물 평가액의 30%내에서 이주정착금(500만-1천만원)을 받는다.
토공은 이와함께 보상을 받고 은행에 3년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한 현지인에게는향후 상업용지 등에 대한 제한경쟁입찰권을 부여, 개발이익을 돌려주기로 했다.
◇현지 반발 = 토공의 보상금 통보를 앞두고 예정지 행정도시 예정지 곳곳에는'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보상가 실거래가로 보상하라!'는 등의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어 폭풍전야를 방불케 하고 있다.
주민들은 "보상액이 공시지가보다 많다고는 하지만 시세에는 못미친다"며 "보상을 받아봤자 주변지역은 더 많이 올라 대토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18일 오후 10시부터 대전에 있는 토공 행정도시건설사업단을 점거하기도 했다.
이들은 "그동안 19차례에 걸친 보상추진협의회의 회의를 통해 주민들이 요구해온 ▲축산폐업 보상 ▲이주자 택지 80평에서 100평으로 확대공급 ▲추가된 20평 조성원가의 70% 이하로 공급 등이 확정됐는 데도 정부와 토지공사는 이제 와서 '협의가 더 필요하다'며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반발했다.
정부가 주민들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면서 합리적인 보상을 마무리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