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올 전세계 곡물 생산량 감소 전망… 곡물가격 강세 부채질

곡물가 급등세 이어가

미국 정부가 올해 전세계 곡물 생산량의 감소를 전망하고 미국의 재고를 대폭 하향 조정, 최근의 곡물 가격 급등세는 계속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 농무부는 9일(현지시각) 2월 세계 식량수급 동향 보고서에서 올해 거래연도(오는 8월 종료)에 주요 곡물인 옥수수와 콩, 밀의 전세계 공급량이 전년에 비해 2.2%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세 곡물의 전세계 생산량은 전년 거래연도에 17억5,500만 톤이었지만 올해에는 17억1,600만 톤으로 전망됐다. 농무부는 주요 곡물 생산ㆍ수출국인 미국과 캐나다, 호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의 각종 기상이변 현상이 공급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농무부는 또 전세계 주요 곡물의 재고량 전망치를 일제히 하항 조정했다. 특히 미국의 올해 콩 재고량은 전년에 비해 60% 급감한 6억7,500만부셸로 예측됐다. 이는 지난 15년래 가장 적은 재고량 규모로 향후 옥수수 시장에서의 심각한 수급불안을 예고한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옥수수 생산 및 수출국이다. 인터내셔널푸드프로덕트의 스티브 니콜슨 구매 담당자는 “수급문제를 갖고 있지 않은 곡물을 찾기가 어렵다”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글로벌 식량위기가 심화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미 농무부의 이날 보고서는 곡물시장 강세에 기름을 부었다.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이날 옥수수(1개월물) 가격은 전일에 비해 3.6% 급등한 부셸당 6.98달러로 장을 마쳤다. 밀과 대두 가격도 각각 전일 대비 1.34%와 1.7% 상승했다. 현재 옥수수와 밀, 대두 가격은 식량위기 때인 지난 2008년 7~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톰 빌색 미 농무장관은 이날 보고서 공개 후 기자회견에서 “콩은 식용 및 사료용, 연료용 등으로 충분히 있다”고 말했지만 시장의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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