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상속소송, 삼성 "형제다툼 죄송"…CJ "안타깝다"

삼성家 소송 항소심 선고 후 그룹 논평은 없어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삼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간의 삼성가(家) 상속소송 항소심이 이 회장의 승소로 끝난 가운데 양측과 관련된 삼성그룹과 CJ그룹은 일절 논평을 내지 않았다.

대신 이 회장 측은 소송 대리인인 윤재윤 변호사를 통해 “형제간의 다툼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소송 절차와 관계없이 원고 측의 진정성이 확인되면 가족 차원에서 화해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뜻을 전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재판 과정에서도 밝혔듯이 사인 간의 소송이므로 그룹 차원의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 내부에서는 이 회장 측이 ‘원칙과 정통성의 문제’라고 주장한 이번 소송이 1, 2심에서 모두 완승으로 결말이 나자 한시름을 놓는 분위기다.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제 소모적인 송사에 매달릴 필요 없이 기업경영에 전념할 환경이 조성됐다며 반기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이 회장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매번 올림픽에 참석한 이 회장은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은 참관하지 않을 계획이다.

반면 CJ그룹 관계자는 “CJ그룹은 소송 당사자가 아닌 만큼 입장을 밝히는 것이 부적절하다”면서 “형제간의 화해로 아름답게 마무리되길 바랬는데 안타깝다. 원만한 해결을 바라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선 이 전 회장이 대법원에 상고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전 회장의 법률 대리인인 화우 측은 2심 판결문을 검토한 뒤 이 전 회장과 상고 여부를 상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전 회장의 주변 인사는 “이 전 회장이 화해 조정을 통한 원만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은 데 아주 섭섭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이 전 회장은 폐암으로 현재 일본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2012년 말 폐의 3분의 1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으며 최근 콩팥 위에 있는 기관인 부신에 전이돼 치료를 받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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