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십자각] 스포츠에 고른 관심과 지원을
김진영 문화레저부차장
김진영 문화레저부차장
광화문 네거리를 뜨겁게 달궜던 ‘대~한민국’의 함성이 가라앉았다.
지난 21일 밤9시부터 모여들기 시작한 인파가 아테네올림픽 축구 한국과 파라과이의 8강전 중계가 시작된 22일 새벽3시께는 5만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방송국 로비와 영화관, 전국 곳곳의 아파트 거실 등 광화문이 아닌 곳에서 한마음이 됐던 이들까지 하면 ‘대~한민국’의 열기가 어디 5만의 함성뿐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쉽게도 2대3 패배로 끝나 4강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한국 올림픽 축구팀은 사상 첫 8강 진출의 기록을 냈다. 또 붉은악마와 함께 ‘광화문 응원 축제’의 문화를 이어나갔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탄생한 붉은 응원 물결은 이제 한국의 상징으로 거듭나고 있다.
파라과이와의 8강전이 마침 휴일 새벽에 펼쳐졌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평소 같으면 대부분 깊은 잠에 빠져 있을 오전3시에 목청을 다해 함성을 지르고 온몸을 흔들며 부둥켜 안고 흥분하는 모습은 결코 흔한 광경이 아니다.
이런 응원의 문화는 한 때의 축제 분위기에서 끝나지 않고 한국인의 저력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는 모티브가 될 수 있으며 후손들에게 물려줄 그야말로 ‘자랑스러운 문화 유산’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 뒷받침돼야 할 것이 있다.
올림픽을 비롯해 다양한 대형 스포츠 경기가 끝날 때마다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 즉 평소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팀 경기에만 응원을 보낼 것이 아니라 프로축구나 아마추어 경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며 그 중에서 탁월한 대표팀 선수가 배출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 한다.
물론 축구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올림픽이 끝나면 바로 잊혀지는 비인기 종목은 관심과 지원이 더욱 절실하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사상 첫 금메달의 환호를 올렸던 펜싱이 이번 아테네올림픽에서는 단 한개의 메달도 건지지 못했던 것도 그 배경을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할 일이다.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4경기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낸 양궁은 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도 당연히 금맥을 캘 효자 종목으로 꼽히겠지만 그 사이 4년 동안 얼마나 관심을 받을지는 알 수 없다.
때 되면 반짝하고 마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평소에도 곳곳에서 한마음으로 부르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
입력시간 : 2004-08-22 1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