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후의 미국경제

■전쟁이후의 미국경제 김인영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이라크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세계경제, 특히 미국경제가 앞으로 어떻게 돼 갈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대미 의존도가 높은 경제는 더욱 더 미국 경제의 향방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당초 이번 전쟁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미국이 사우디에 이어 세계 제2의 석유 매장국인 이라크의 석유자원을 확보하려는 의도였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미국은 전쟁을 통해 미국보다 5배나 많은 이라크의 석유자원을 장악, 국제유가를 배럴당 20달러 이하에서 유지함으로써 생산분야에서의 원가압박을 줄이고 자국민들에겐 세금 감면의 혜택을 줘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끌어 내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3주간에 걸친 대규모 공습으로 수백억달러의 수요를 창출하는 데 성공한 미국내 군산복합체들은 벌써 경기회복의 온기를 만끽하고 있을 터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서울경제신문의 미국 특파원인 김인영 기자가 쓴 `전쟁이후의 미국경제`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저자는 지난 2001년 9ㆍ11 테러 이전부터 내리막 길을 걷기 시작한 미국 경제가 전쟁이후에 갑자기 급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테러나 전쟁의 불확실성 때문이 아니라 1990년대부터 조성된 거품경제의 휴유증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저자는 우선 전쟁이 실물경제 회복에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전쟁이 끝나면 위축됐던 소비와 투자심리가 어느 정도 회복되기는 하겠지만 90년대 10년간의 장기 호황으로 형성된 자산의 거품과 과잉 생산설비를 일시에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논리다. 미국의 현재 실물경제 여건은 전쟁 여부와 상관없이 기력을 상실하고 있고, 이러한 침체 현상은 미국 경제 내부의 구조적인 것이어서 미국 자체의 경제개혁없이는 근본적인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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