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구려 고분군 이어 두번째로 개성지구 세계유산 등재 확정

북한의 개성역사유적지구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최종 확정됐다. 이 역사지구에는 고려 왕건릉, 공민왕릉과 함께 개성 남대문, 성곽, 선죽교, 만월대 등의 유산들이 분포돼 있다. 이로 인해 북한은 고구려 고분군에 이어 두 번째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유네스코는 지난 16일부터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제37차 세계유산위원회(HMC)를 열고, 25번째로 북한 '개성역사유적지구'를 심사해 세계유산 등재를 23일 확정했다. 개성역사유적지구는 5,700ha 규모로, 개성 성곽, 개성 남대문, 만월대, 개성 첨성대, 고려 성균관, 숭양서원, 선죽교, 표충사, 왕건릉, 7릉군, 명릉, 공민왕릉이 12개 개별 유산으로 분포돼 있다.

이 지구는 지난 2008년 제3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범위와 완충지역(buffer zone) 크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등재 반려(deferral) 판정을 받았었다. 이후 보완 신청서를 지난 2011년 2월 제출했고 지난해 9월말~10월 초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의 실사에서 등재권고 판정을 받았다.

세계유산위원회는 '개성역사유적지구'가 ▦고려시대 이전 한반도에 존재하였던 다양한 문화·정치적 가치들을 5세기에 걸쳐 이웃국가들과 '교류'한 점 ▦동아시아에서 불교에서 유교로 넘어가던 시점에 철학적 연결고리가 됐던 통일 고려사회에 대한 증거가 된다는 점을 인정해 세계유산으로 등재를 최종 결정했다.

위원회는 1972년 채택한 세계유산협약(The World Heritage Convention) 가입 190개국이 참석하는 대규모 국제회의로, 세계유산 등재 심의와 위험에 처한 유산을 선정하고 세계유산기금과 보호 비용, 기술 지원 등을 결정한다.

문화재청은 한민족 공동의 문화유산인 개성을 보존하고 그 가치를 조명하고자,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남북공동으로 개성만월대를 발굴조사 한 바 있다. 문화재청은 이를 바탕으로 남북협력사업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2004년 7월 7일 북한의 첫 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고구려 고분군'은 기원전 3세기부터 서기 7세기까지 중국 북동부와 한반도 절반을 다스리던 고구려 후기의 고분들과 개별 고분(약 30기)을 포함하고 있는 유산이다. 고구려 문화의 거의 유일한 유적인 아름다운 벽화가 유명하며, 왕을 비롯한 왕족, 귀족들의 시신을 매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의 생활상을 독특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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