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숙미 들어선 무용솜씨 보실래요”

서울발레씨어터 김인희 단장
내달 2·3일 창단 10주년 기념 장웨이와 ‘작은기다림’ 공연


“한국적인 정서가 담긴 창작발레로 세계무대에서 인정 받는 것이 가장 큰 꿈이지요.” 김인희 서울발레씨어터(SBT) 단장(사진ㆍ42)은 클래식 발레가 주류를 차지한 국내 무용계에 창작발레를 고집하고 있다. 그는 “10년전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는 클래식, 컨템포러리, 모던 등 발레의 장르가 허물어졌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나라도 무용계도 시대의 흐름을 비켜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모나코 왕립발레단 유학 후 유니버셜발레단과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인 그는 90년 유럽에서 모리스베자르 발레단의 컨템포러리 공연을 본 후 창작발레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는 “우아한 클래식 발레리나였던 당시 그 공연은 충격 그 자체였다”며 “클래식 발레는 정해진 틀에 맞춰서 동작을 완성해야 하지만 창작발레는 무용수의 무궁무진한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창단할 당시 그의 목표는 두 가지. 첫번째는 관객들이 어렵게만 느끼는 발레를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창작발레로 세계무대에 서겠다는 것이다. 관객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체험과 교육을 곁들인 발레 무대를 이어왔다. 96년부터 동숭동 소극장 무대에서 해설을 곁들인 체험발레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관객들이 발레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연에 직접 나선다. 그는 “음악은 오디오로도 들을 수 있지만 무용은 관객들이 직접 공연장을 찾아와야만 한다. 관객들을 객석에 앉히는 것이 무용계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다”이라고 말했다.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은 SBT는 ‘사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대작을 포함해 50여편의 창작 발레를 무대에 올렸다. 국내 발레단으로 유일하게 라이선스 수출도 했다. 2001년 미국 네바다 발레단에 ‘생명의 선’의 라이선스 계약 후 2년에 한번씩 새로운 작품을 직접 안무한다. 내달 2일과 3일 양일간 창단 10주년 기념공연을 준비하는 김단장은 ‘작은 기다림’이라는 작품으로 중국출신 캐나다 무용수 장 웨이 창과 오랜만에 무대에서 호흡을 맞춘다. 그는 “젊은 무용수의 기교와 기술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연기와 완숙미를 보여주고 싶다”며 “나이들어 주책이라는 말을 해도 괜찮으니 공연에 대한 평가를 꼭 해달라. 무용수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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