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을 따라 이어지는 충정로 북쪽은 도심 속에 자리잡은 대표적인 노후 주거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도로에서 안산으로 이어지는 경사로를 따라 들어서 있는 주택지는 도심의 초고층 건물군과 부조화스러운 모습이다. 이 지역을 동서로 관통하고 있는 경의선 철도도 이 일대 정비를 더욱 가로막는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지정된 서대문구 북아현 재정비촉진지구의 현주소다. 북아현지구는 서대문구 북아현동ㆍ충정로동 일대 82만1,000㎡ 규모로 지난해 지정된 서울시내 재촉지구 중 도심에서 가장 가깝게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구릉지 살린 친환경 뉴타운으로 개발=관할구청인 서대문구는 지난 10월 북아현지구의 재정비계획을 마련, 주민 공청회를 실시하는 등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청회 내용에 따르면 구는 82만1,000㎡인 사업지 면적을 89만9,300㎡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기존 지형을 살린 친환경 구릉지형 주거타운으로 개발한다는 점이다. 현재 지구 전체 면적의 0.7%에 머물고 있는 공원 녹지율을 9.9%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 이를 위해 안산~지구중심공원~손기정공원~남산에 이르는 광역녹지축을 형성하고 안산~생태형공원~손기정공원을 환상(環狀)으로 연결하는 녹지축도 조성할 방침이다. 지구 내 주거지역은 북아현1ㆍ2ㆍ3구역 등 3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재개발된다. 구역별로는 ▦1구역 3,216가구 ▦2구역 1,807가구 ▦3구역 3,675가구의 아파트가 각각 들어설 예정이다. 아파트는 중ㆍ고층을 혼합 배치해 스카이라인에 변화를 주는 한편 단지 중심부는 고층으로, 주변부는 저층으로 배치하게 된다. ◇거래 실종 속 가격변동도 없어=이 지역 대우공인의 김영락 사장은 “최근 개발계획안이 나왔지만 별다른 가격변동이 없다”고 전했다. 20㎡를 넘는 재개발지분은 토지거래허가 대상이어서 실수요자 외에는 매입이 어려운데다 그보다 작은 지분은 매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지분 30㎡ 안팎의 연립ㆍ다세대 시세는 3.3㎡당 3,000만원 수준에 시세가 형성, 연초 대비 3.3㎡당 200만~300만원 정도 올랐지만 그나마 올 가을 이후 가격변동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재개발 추진속도도 더딘 편이다. 사업속도가 가장 빠른 3구역이 아직 추진위 단계며 2구역의 경우 아직 구역지정 전 단계다. 3구역은 주민동의율이 50% 안팎으로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조합설립이 가능할 것으로 현지 중개업소들은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사업성이 떨어진 것도 악재로 보고 있다. D공인의 한 관계자는 “상한제가 적용되면 일반분양가가 낮아져 그만큼 조합원 부담금이 늘 수밖에 없다”며 “재개발 사업의 투자성이 예전보다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지구 내 냉천재개발구역에서 지난해 분양된 동부센트레빌 아파트는 108㎡형이 4억8,000만~5억3,000만원, 138㎡형이 7억2,000만~7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