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동영상 플랫폼 시장 점유 2%→74% 유튜브의 역습

저작권 보호 기술 강화로 무료 콘텐츠 업로드 늘어 다음 등은 한자릿수 추락
광고 매출 45%가량 챙겨가 저작권자 실제 이익은 적어


대학생 김 모씨는 요즘 영화를 보기 위해 DVD를 빌리거나 VOD 주문을 하지 않는다. 케이블 TV에 가입할 필요성도 없고, '푹(pooq)'이나 '티빙' 같은 인터넷스트리밍서비스도 이용하지 않는다. 이유는 유튜브에서 우리나라의 영화나, 예능, 드라마 등 유료 콘텐츠를 무료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에 공짜 한국 영화와 예능, 드라마 등이 속속 등장하면서 국내 콘텐츠 시장에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동영상 플랫폼 시장에서 유튜브가 급성장 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8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는 상황에 까지 이르렀다.

특히 유튜브의 경우 동영상 광고 매출의 45% 가량을 거둬 가고 있어 정작 저작권자는 제대로 이익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유튜브의 동영상 플랫폼 점유율이 지난 2008년 2%에서 2013년 73%로 급성장 했다. 반면 이 기간 동안 판도라 TV와 다음 TV팟 등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 이하로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영상 플랫폼 시장에서 유튜브가 이처럼 급성장한 것은 최근 몇 년 새 나타난 현상이다. 실제로 유튜브에 '여배우들', '범죄와의 전쟁' 등 한국 영화 제목을 검색하면 전체 분량 영화를 무료로 볼 수 있다.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예능 등 돈 한 푼 안 내고 볼 수 있는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다.

유튜브에 국내 콘텐츠가 늘어난 이유는 저작권 보호 기술이 큰 역할을 했다. 유튜브 내 동영상은 저작권자가 공식 관리하기도 하지만, 저작권을 갖고 있지 않은 개인 이용자가 따로 올리기도 한다. 저작권 문제가 발생하자 구글은 CID(콘텐츠검증기술) 솔루션으로 해결했다. CID 기술은 저작권이 없는 이용자가 상업 콘텐츠를 업로드 해도 유튜브가 저작자를 찾아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즉 저작자는 저작물을 강제로 폐쇄 시킬 수도 있고, 비공식적으로 올려진 콘텐츠에 대한 광고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저작권자들의 권리가 보호되기 시작한 것이다. 저작권 문제가 간편하게 해결되다 보니 콘텐츠도 유튜브로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이유는 지난 2008년 국내 1위 동영상 업체인 판도라TV의 점유율이 같은 해 42%에서 지난 2013년 4%로 수직하락했던 원인 중 하나가 됐다. 반면 같은 기간 유튜브는 2%에서 73%로 점유율을 확대했다.

이런 가운데 유튜브는 동영상 광고 매출의 45% 가량을 챙겨가고 있다. 동영상 조회 수가 수십 건에서 수백 건이라 래도 저작권자가 얻는 이익은 100만원 내외가 일반적이다. 반면에 플랫폼 사업자인 구글은 매년 눈부신 매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 방송국 관계자는 "유튜브 플랫폼에서 우리 방송국 콘텐츠의 수익은 증가 추세이긴 하지만 거의 이익이 나지 않는 실정"이라며 "사실상 글로벌 플랫폼이다 보니 홍보·마케팅 측면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콘텐츠라도 유료방송플랫폼에서 나는 수익과 차이가 난다"고 전했다. 유튜브에 주기적으로 동영상을 올리는 한 이용자는 "1주일에 약 6만명 조회 수를 기록한 동영상도 수익이 3~4달러밖에 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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