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클라우드·사물인터넷으로 지각변동 중인데…] 기업은 관심 없고 활용도 못해

클라우드 이용 업체 3.3% 불과
빅데이터 활용률도 매우 낮아 사물인터넷 상용화 걸림돌
中은 국가적 사업으로 육성… 기술·상용화 한국 앞질러


전 세계가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클라우드가 몰고 올 지각변동을 준비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 대부분은 빅데이터와 클라우드가 뭔지도 모르고 활용도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은 일찍부터 센서와 통신,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을 포함한 IoT 종합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상용화와 시장규모에서 한국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공동 발간한 정보화통계집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사업체 360만여곳 중 270만곳, 75.2%가 클라우드 컴퓨팅이 뭔지도 모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알고 이용한 업체는 전체의 3.3%에 그쳤다. 빅데이터와 센서 분야도 마찬가지다. 전체 기업의 95%가 빅데이터를 몰랐고, 이용하는 업체는 0.2%에 불과했다. 또 기초적인 센서인 전자태그(RFID) 이용률도 7.8%에 그쳤다. 그마저도 신원확인과 출입통제(68.5%)용도가 대부분을 차지했고, 유통·물류 관리(9.7%)나 제품 제조 공정관리(2.8%) 등에 대한 활용은 적었다.

기업들은 기술활용의 가장 큰 걸림돌로 비용을 꼽았다. 빅데이터의 경우, 전체의 절반이 넘는 55.1%가 비용부담을 이유로 들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빅데이터나 클라우드 서비스는 '낭비'라고 보는 기업이 대다수"라며 "보안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투자는 안 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라고 꼬집었다. 서비스에 대한 신뢰 부족과 홍보·마케팅 부족 등도 지적됐다.

문제는 다른 나라들이 빠른 속도로 IoT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은 국가 역량을 쏟고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 상해지부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사물인터넷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엄청난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

2009년 IoT를 국가 과학 연구의 중점분야로 발전시키기 위해 국가 IoT 산업망 구축을 위한 네트워크 정보센터인 '감지(感知)중국 센터'를 설립하고 '강력한 스마트 그리드' 발전계획을 마련했다. 여기에 4조 위안(약 694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도 투입하기로 했다. 또 지난 2010년 4월 상하이 부근에 '사물지능통신센터'를 세계 최초로 구축하고, 50억 위안 규모의 '사물인터넷산업 투자기금'도 조성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중국은 기술력은 물론 시장 규모에서도 한국을 앞섰다. 실제로 2013년 기준 글로벌 센서시장에서 우리나라 점유율은 1.7%로 미국(31.8%)과 일본(18.6%)은 물론 중국(2.9%)에게도 역전 당했다. 또 지난해 10월 중국 공업신식화부가 '사물인터넷 상용화'를 공식 발표를 하면서 상용화 측면에서도 한국을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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