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물가상승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보다 3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은 경기침체에 뒤이은 물가하락으로 디플레이션을 걱정하는 판국이지만 유독 우리나라는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동반하는 좋지 않은 경기현상을 연출하고 있는 셈이다.
17일 OECDㆍ기획재정부ㆍ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OECD가 표준화한 30개 회원국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1.3%의 3배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선진 7개국(G7) 0.5%보다는 7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OECD 30개국의 물가상승률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고공비행을 하던 지난해 7월 4.9%를 기록한 후 8월 4.7%, 9월 4.5%, 10월 3.7%, 11월 2.2%, 12월 1.5% 등으로 떨어졌다. 반면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 5.9%에서 8월 5.6%, 9월 5.1%, 10월 4.8%, 11월 4.5%, 12월 4.1%, 올해 1월 3.7%로 둔화하는 데 그쳤다.
한국의 1월 물가상승률은 OECD 30개 회원국 중 호주ㆍ슬로바키아 등과 함께 4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선진국에 비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이 높은 것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 강세에다 환율상승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가공식품을 자급하는 유럽 선진국과 달리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환율이 높아지면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지난해 7월과 올해 1월 선진 7개국의 물가상승률을 비교하면 미국은 5.6%에서 0.0%, 영국은 4.4%에서 3.0%, 일본은 2.3%에서 0.0%, 프랑스는 3.6%에서 0.7%, 독일은 3.3%에서 0.9%로 내려갔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아이슬란드의 물가상승률은 18.6%로 1위를 차지했다. IMF와 구제금융 협상을 진행 중인 터키는 9.5%로 2위, 대량 실직과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멕시코는 6.3%로 3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