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앤 조이] 돌잔치보다 중요한 것

한방칼럼

돌은 아이가 1년 24절기를 처음으로 한 바퀴 돌았다는 뜻에서 생긴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첫돌은 여느 생일과 다르게 큰 의미를 두고 아이에게 새 옷과 신발을 입히고 잔치를 벌인다. 최근에는 시대흐름에 맞춰 돌잡이 물품으로 골프공, 마이크, 돈 등이 새롭게 등장했지만 무병장수를 뜻하는 ‘실’은 예나 지금이나 빠지지 않는다. 그 어떤 것보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는 엄마, 아빠의 바람을 나타낸 것이기 때문이다. 돌 무렵이 되면 신체 및 두뇌 발달에 놀라운 변화가 나타난다. 이때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아이의 평생 건강과 성장이 달라지며 독립적인 존재로 병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가장 큰 신체 변화는 바로 ‘걸음마’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누워있거나 기어 다니기, 무언가를 잡고 걷다가 혼자 걷는 것은 엄마, 아빠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많은 기운이 필요하다. 걷기 시작하면서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시야와 활동 영역이 넓어져 체력 소모도 많아진다. 이때는 야외활동 시간을 늘려 주변을 관찰하고 몸을 움직일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 좋다. 손 조작도 정교해져서 버튼을 누르거나 비틀고 당기는 등 손을 제법 능숙하게 움직일 수 있어 안전사고 예방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 “엄마”, “아빠” 등 의미 있는 단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언어 발달이 시작된다. 언어를 구사하는 활동은 오장육부 중에서 심(心)과 가장 관계가 깊다. 심장은 마음이 외부 세계와 통하는 문으로 아이와 더욱 따뜻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열심히 대화를 나누고, 스킨십을 통해 엄마, 아빠의 사랑을 표현해주며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첫 돌에 기억해야 할 것 중 또 하나가 엄마로부터 받은 선천적인 면역력이 감소하면서 질병감염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6개월에서 돌 사이는 외부접촉이 별로 없지만 돌 무렵부터는 외부접촉이 늘면서 감기나 장염 등 전염성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 돌잔치를 한번 하고 나면 유난히 아픈 아이들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로 볼 수 있으며 ‘첫돌 첫 보약’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옷을 입을 때 첫 단추를 잘못 꿰면 그 아래로도 줄줄이 잘못 꿰지는 것처럼, 아이의 건강도 잘못 관리하면 비슷하게 흘러갈 수 있다. 첫돌부터 건강하게 자라도록 해줘야 유아기를 지나 청소년기, 성인기까지의 건강한 기초를 다져줄 수 있다. 만약 아이가 감기를 자주 앓거나 아토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 있다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주 아픈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치료하고 면역력을 높여 올바른 성장을 도와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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