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自 현대낙찰 확실시

현대자동차가 기아와 아시아자동차 3차 입찰에서 낙찰자로 결정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현대가 19일 낙찰자로 선정되더라도 기아와 아시아자동차 채권단이 현대측이 제시한 7조5,000억원 규모의 부채탕감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어 3차 입찰 낙찰자 선정이 무효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경우 기아와 아시아는 수의계약 형태로 포드에 넘기거나 청산후 설비와 자산매각, 2~3년간 위탁경영후 매각 등 3가지 형태 중에서 처리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기아 입찰사무국은 18일 현대, 대우, 삼성, 포드 등 4개 응찰사의 입찰내역을 종합평가한 결과를 19일 공식발표한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입찰에서 7조5,000억원 규모의 부채탕감액을 요구하고 응찰가는 주당 5,700원을 제시, 최고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그러나 낙찰자 선정을 무효화하고 부채의 출자전환 형식을 통해 2~3년간 위탁경영한후 매각하거나 경영 능력과 외자유치효과 등을 이유로 기아를 포드에 수의계약형식으로 넘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현대가 낙찰자로 최종 확정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이같은 분석은 현대측에서도 3차입찰에 참여한 목적이 기아 자체가 아니라 삼성의 기아인수 견제였던만큼 삼성의 기아인수를 저지한 상황에서 굳이 인수를 고집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과 맞물려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대는 3차입찰 무효를 수용하는 대신 물밑 협상을 통해 채권단이나 정부로부터 현재 진행중인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이나 사업구조조정 과정에서 반대급부를 챙길 수 있다. 낙찰자는 19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실사를 거쳐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한 뒤 오는 12월 1일 주식인수계약을 체결하는 일정이 마련돼 있지만 채권단이 12월 15일로 예정된 채권자 집회에서 이를 거부할 경우 입찰은 무효화된다. 이번 입찰에서 삼성자동차가 기아인수에 실패함에 따라 자동차산업은 물론 현재 추진중인 5대그룹 구조조정에 큰 변수요인으로 작용하며 앞으로의 재계빅딜에 일대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승량·박형준·우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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