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 대선후보 확정] "그동안 고생하셨다" 위로에 손학규 눈물

■ 민주 서울경선 이모저모

환호와 눈물 그리고, 또 다시 반복된 야유…

16일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의 마지막 일정인 서울 지역 선거가 치러진 경기 고양시 고양체육관은 대미를 장식한 순간인 만큼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가 지속됐다. 이날 패배가 확정된 손학규ㆍ김두관ㆍ정세균 후보는 문재인 후보를 향한 그동안의 날선 공격 대신 지금까지의 여정을 회고하는 것으로 연설문을 채웠고, 문 후보도 '포스트 경선' 체제를 감안한 발언을 이어갔다.

첫 번째 연설자로 오른 손 후보는 "지난 5년 민주당과 함께 지낸 시간이 주마등 같이 스쳐간다"는 말로 운을 뗀 뒤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패배 후의 자기 정치 일정을 담백하게 소개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손 후보의 목소리는 흔들렸다. 마지막으로 시민사회 등과의 야권 대통합을 이뤄낸 지난해 당 대표 시절의 소회를 얘기하던 그는 "우리는 총선 승리의 큰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제 얘기도 여기까지다"라는 말로 사실상 자신의 패배를 승복하는 발언을 했다.

두 번째 연설자인 김 후보도 "경선이 끝나는 오늘, 저 김두관 힘이 부쳤던 것을 고백한다. 이번 경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깨끗이 승복하겠다"는 말로 패배를 시인했다. 정 후보는 "비판하고 지적하되, 애당심과 동지애를 갖자. 우리 내부부터 구악과 부패를 털어버리자"라는 말로 대선 후보로의 단결을 호소했다.

반면 문 후보는 "경쟁하다 보면 룰을 불평하기도 하고 심판 탓을 할 수도 있다"면서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저부터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포스트 경선 체제'를 알렸다. 문 후보가 유세가 계속될수록 지지자들의 환호성은 커져갔고, 문 후보의 수락 연설이 이어지면서 최고치에 다달았다.

손학규ㆍ김두관 후보는 연설이 끝난 직후 기자석을 들러 기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건넸다. 특히 손 후보는 "그동안 고생이 많으셨다"는 기자들의 말을 듣고는 눈물을 쏟았고, 뒤를 따르던 참모들도 눈물을 훔쳤다.

이날 마지막 경선장에서도 당 지도부를 향한 야유는 계속됐다. 인사말 등을 위해 연단에 오른 이해찬 대표ㆍ임채정 당 선관위원장의 연설 내내 손ㆍ김 후보측 지지자가 응집된 곳으로부터 욕설이 동반된 야유가 터져 나왔다. 이들은 문 후보의 후보 수락 연설 땐 우려와 달리 박수를 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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