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침체로 영업실적이 나빠지자 시중은행들이 조직개편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본점직원을 대거 지점으로 옮겨 영업력을 높이는가 하면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팀 중심의 조직으로 전환하는 은행들이 늘어나고 있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제일은행은 9개사업본부 2개센터 25부 33팀의 현 조직을 9개사업본부 5단 24부 1실 39팀으로 세분화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과거 영업지원본부 아래에 뒀던 각 조직을 기능별로 통합해 개인여신 운용 및 사후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운용지원단과, 업무에 대한 후선 지원을 하는 업무개발 지원단 등 5개 단으로 재구성하기로 했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팀제도를 활성화하고 업무를 세분화해 최대한 전문성을 살릴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본부인력을 약 10%정도 줄이고 기업영업을 담당하는 RM(Relationship Managerㆍ기업금융전문가)점포와 RM지점장을 큰 폭으로 축소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현재 본점 인력 1,500명 가운데 10%인 150명을 지점으로 재배치해 영업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업영업을 담당하는 RM영업팀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개편을 추진, 22개 영업본부와 업무팀 가운데 30대 주계열을 관리하는 RM지점과 지점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심사역으로 보직을 바꾼다는 계획이다.
다른 은행들도 하반기 경제여건을 봐서 조직개편을 검토할 계획이어서 앞으로 은행권전반에 조직개편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본부업무가 대부분 시스템화 돼 본부인력을 영업으로 재배치돼도 큰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또 기업 영업이 침체돼 이 부문 인력투입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참직원들을 대거 지점으로 내려보내 연체관리 등의 업무에 배치할 경우 조직개편이 아니라 사실상의 구조조정으로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