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애플 최대고객 등극

지난해 아이폰 판매량 사상 첫 미국 추월
4분기 200만대 이상 더 팔려
잠재성 크고 시장 전망도 낙관적


애플이 지난해 처음으로 미국보다 중국에서 아이폰을 더 많이 판매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이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떠올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시장 전문가들을 인용해 애플이 27일 실적발표에서 아이폰의 중국 내 판매량이 미국 판매량을 앞지른 사실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투자은행인 UBS 분석가들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기준 전체 아이폰 판매량에서 중국의 비중이 36%를 차지해 사상 처음으로 미국 비중(24%)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동기의 아이폰 판매 비중은 미국 29%, 중국 22%였다. 시장조사 업체 크리에이티브스트래티지스의 벤 바자린 분석가는 지난해 4·4분기 아이폰이 북미에서보다 중국에서 200만대 이상 더 팔렸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 시장 전망이 미국보다 훨씬 낙관적이며 잠재적 공간이 더 넓다"며 몇달 내 웨어러블 기기 '애플워치'가 출시되면 중국 내 소비자 충성도는 더욱 자극될 것으로 봤다.

FT는 "애플 내 아이폰의 매출 비중은 절반 이상이며 순익 기준으로는 이보다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밀루노비치 UBS 분석가는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아이폰에 대한 수요가 중국에서 엄청나게 크다"며 "아이폰 판매량이 종전 기록을 경신한 것도 중국 수요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FT는 지난해 중국 이동통신 업계 1위 차이나모바일과 체결했던 아이폰 판매계약과 10월 공개했던 아이폰6의 인기가 중국 내 판매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3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애플의 최대 단일시장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이후 애플은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쿡 CEO는 지난해 10월 중국 시나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2년 안에 중국에 애플스토어 25곳을 새로 연다는 등의 공격적인 시장진출 계획을 밝혔으며 이달에 항저우와 정저우에 애플스토어를 개장했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맥에 따르면 항저우 애플스토어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바자린 분석가는 "앞으로 미국보다 중국에서 더 많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애플의 재도약에 중국 시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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