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腸바이러스' 급속확산

"5년전 사스사태 오나" 공포
'EV71'에 어린이 22명이상 사망
감염자 수천명…예방백신도 없어

중국이 베이징올림픽 3개월가량을 앞두고 장(腸)바이러스의 일종인 ‘엔테로바이러스71(EV71)’ 전염병이 확산되면서 5,000여명의 감염자가 발생하고 이 가운데 22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사망하면서 큰 혼란에 휩싸였다. 10세 이하 어린이들 사이에서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이 돌림병은 아직 예방백신조차 없는 상황이어서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5년 전의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4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안후이성 푸양시에서 발생한 EV71 전염병으로 안후이성에서만 4,529명이 감염되고 이 가운데 22명이 사망했다. 또한 안후이에 한정됐던 이 전염병은 저장ㆍ후베이ㆍ광둥ㆍ홍콩ㆍ마카오에서도 바이러스의 발생보고가 접수되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인근 지역으로 확산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EV71은 장(腸)바이러스의 일종으로 대변ㆍ콧물ㆍ침 등으로 전이되며 발병 시 손발과 입에 염증 및 발진 등이 일어나 수족구(手足臀)병을 일으키지만 일부 환자에게서는 수막염ㆍ바이러스성폐렴ㆍ뇌염ㆍ급성 이완성 마비 현상을 동반하기도 하고 심할 경우 신경원성 폐부종으로 인해 사망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도 사망사고의 90%가 뇌ㆍ심장ㆍ폐 등에 심각한 기능 손상이 와서 사망했다. 지난 1970년대 일본과 헝가리에서 출현한 이 바이러스는 10세 이하 어린이들 사이에서 주로 발생하며 1997년에는 말레이시아에서 6,000여명의 환자가 발생, 31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1998년에는 대만에서 12만9,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해 78명이 사망했다. 일부 언론매체와 인터넷을 중심으로 EV71이 ‘어린이 사스’라는 소문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인민해방군 302병원의 장쑤춘 교수는 “EV71의 경우엔 5,000여명 발병에 사망자가 20여명으로 사망률이 1%에도 미치지 않는다”며 “전염 경로나 발병대상 등에서도 사스와는 완전히 다른 질환”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류첸 위생부 부부장을 조장으로 특별대책반을 조직하는 등 EV71 확산방지를 위해 긴급 대응체제에 돌입했다. 류 부부장은 “위생부는 안후이에서 발생한 EV71 전염병 방역작업을 계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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