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업종, 코스닥선 날고 코스피선 기고

업종 같아도 구성종목은 반도체와 플랜트 중심 차이 때문


올 들어 기계업종이 코스닥에서는 가장 많이 올랐지만 코스피에서는 부진한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계ㆍ장비업종은 코스닥시장에서 올 들어 21일까지 누적 상승률 17.04%를 기록해 가장 큰 오름폭을 기록했다 2위인 반도체(10.53%)와는 7%포인트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 평균 상승률이 1.94%였던 것을 감안하면 여덟 배가 넘게 오른 것이다. 반면 유가증권시장 기계업종의 지난해 말 대비 누적 하락폭은 13.73%에 달한다. 코스피지수 하락률(2.23%)과 비교하면 11%포인트가 넘게 더 하락한 것이다. 전 거래일까지 코스피 전체 업종 중 상승률이 가장 낮았지만 이날 저축은행 퇴출 불똥으로 은행주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겨우 꼴찌를 벗어났다. 같은 '기계업종'인데도 불구하고 두 시장 간의 상승률 차이가 나타난 이유는 업종 간 구성종목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시장의 기계업종에는 올 들어 정보기술(IT) 경기 반등을 타고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 반도체ㆍ액정표시장치(LCD) 장비주가 대거 포진된 데 비해 유가증권시장의 기계업종에는 최근 업황 둔화 우려가 터져 나오는 플랜트업체가 많다는 것이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플랜트 수주 감소 우려가 제기됐고 건설사들이 플랜트업체들에 단가 인하 압력을 넣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플랜트 관련주들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반면 반도체 장비업체 등 IT쪽 기계장비업체는 주가가 상승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가증권시장 기계업종에 속한 대표적인 플랜트주인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말 8만5,800원에서 이날 7만1,000원으로 마감해 무려 17.2%의 급락세를 연출했다. 하지만 코스닥 기계업종 장비업체들은 60.8%나 오른 톱텍을 비롯해 탑엔지니어링(32.5%), 고영(15.3%), 에버테크노(13.5%) 등 대부분 상승했다. 한편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2009년 말부터 이달 17일까지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운수장비(77.42%), 화학(57%), 운수창고(31.74%) 순이었고, 가장 많이 내린 업종은 의료정밀(-34.58%), 전기가스(-31.79%), 의약품(-31.73%)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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