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이용 산업용 효소 개발·생산징그러운 벌레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곤충. 하지만 곤충은 '지구의 주인'이라고 불릴 만큼 가장 많은 개체수를 가지고 있는 생물체다.
선진국에서는 '벌레'를 산업 용도로 활용하는데 많은 연구와 투자를 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국내에서는 기껏해야 동충하초 등과 같이 일부만이 응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7월 생명공학연구원 벤처창업센터에서 나와 신사옥으로 이전한 대전의 인섹트바이오텍(대표 박호용)은 곤충 중에서도 거미를 이용해 각종 산업용 효소를 개발, 생산하고 있는 업체다.
이 회사는 외국으로부터 균주를 수입하지 않고 독자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얻어낸다는 게 가장 큰 장점.
한국산 무당거미가 먹이를 포획한 다음 이를 녹일 때 사용되는 고효율 단백질 분해효소 '프로테아제 HY- 3'(제품명 아라자임)를 추출해 사료나 세제, 의약품 등에 적용시키고 있다.
특히 기존 제품이 고온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데 반해 이 제품은 상온 또는 저온에서도 활성화할 수 있고 자체 실험결과 수소이온 농도가 5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인섹트는 이를 위해 유성 본사에 20톤 규모의 발효기를 설치하고 사료첨가제, 화장품 등을 이미 생산, 시판하고 있다.
이중에서 사료첨가제는 젖소 등의 체세포 수를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5등급의 우유를 1등급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다.
현재 농협 등을 통해 일부 자체 판매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남해화학에서 분사한 휴켐스와 제휴관계를 맺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판에 돌입할 계획이다. 또 발의 각질층을 제거할 수 있는 화장품 '발'도 이미 자체 판매를 시작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소염효소제 원료와 연육제 등에 사용되는 피혁용 효소제, DNA 분리정제용 시약도 이미 양산준비를 마치고 이달 또는 내달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등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매출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해외시장 진출 준비도 한창이다. 지난해 12월 미생물 살충제 제형화기술 개발을 위해 브라질과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며 올해 4월에는 중국의 안휘농업대학과 생물제품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회사측은 또 브라질 시장 진출을 위해 올 1월 현지사무소를 개설하고 본격 활동에 돌입, A사와 사료첨가제 판매를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의 G, C사 등과도 판매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인수 상무는 "현재 삼성물산, 경농 등 대기업과 제휴를 맺고 조만간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70억원 가량의 매출과 20%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영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