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순익 30% 늘어 9년만에 첫역전혹독한 경기 침체를 겪어온 일본이 자동차로 분풀이를 하고 있다.
일본의 3대 자동차 업체들이 경영실적 면에서 9년만에 처음으로 미국의 '빅3'를 제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29일 도요타, 혼다, 닛산이 올 3월 말로 끝나는 2001 회계연도에 내는 순익이 전년대비 30%나 늘어난 1조3,000억엔을 기록, 9년만에 처음으로 미국 '빅3'의 경영실적을 앞지르게 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일본에서도 선두를 달리는 도요타 자동차의 경우 이 기간 중 영업이익이 무려 1조1,0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일본 기업사상 처음으로 1조엔 돌파를 달성하게 된다. 순익 역시 사상 최대규모인 6,000억엔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각각 2, 3위를 달리는 혼다와 닛산도 한 해 동안 쌓은 순익은 과거 최고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제너럴 모터스(GM)과 포드, 다임러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빅3'의 지난해 실적은 3사 합해 엔화 기준으로 7,000억엔에 달하는 거대 손실. 3사중 그나마 GM만이 800억엔 규모의 이익을 낸 데 그쳤다.
오랜 경제침체 속에서도 일본 업체들의 경영상태가 과거 최고 수준으로 호전된 것은 원가 절감 등 경영합리화 노력에 더해 미국 시장에서의 발판을 확대하는데 성공했기 때문.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그동안 미국 '빅3'의 텃밭이던 경트럭과 스포츠 유틸리티(SUV) 시장 등을 잠식해 들어가며 미국내 시장점유율을 21%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여기에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엔화 약세로 인해 가격경쟁력을 높인 점도 지난해 흑자경영의 한 축을 이뤘다. 일본 최초로 영업이익 1조엔 달성의 쾌거를 이룬 도요타 자동차의 경우 엔화 약세 덕분에 늘어난 이익만 해도 연간 3,500억엔 수준에 달한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신경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