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 시위참가자 수갑채우고 집단폭행 '파문'



중국정부의 홍콩 행정장관 선거 개입을 반대하는 시위대 참가자가 경찰에 집단 구타당하는 모습이 공개 돼 파장이 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들은 경찰관 7명이 15일 새벽 룽워로드 부근에서 수갑이 채워진 시위 참가자를 바닥에 꿇어 앉힌 채 집단 구타하는 동영상이 TVB 방송에 방영된 이후 이에 분노한 시위대가 다음날 새벽 곳곳에서 도로 점거를 시도하면서 경찰과 충돌했다고 16일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경찰들이 벽에 시위 참가자를 몰아 넣은 채 수 분 동안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는 모습이 담겼다. 이는 이날 새벽 경찰이 격렬히 저항하는 시위 참가자 45명을 진압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특히 시위 참가자의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있던 것으로 알려져 홍콩 시민들의 공분을 산 것으로 전해졌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경찰에게 구타를 당한 이는 사회활동가이자 공민당 당원인 켄 창이었다. 켄 창의 변호사는 경찰서 안에서도 구타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공민당 측은 이후 켄 창의 신체 이곳저곳에 멍이 든 사진을 공개해 시위대의 분노를 촉발시켰다.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는 사건에 연루된 경찰들을 언급하며 “결박된 사람에 대한 잔인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홍콩 경찰은 켄 창에 대한 언급 없이 지난밤에 불법적으로 집결한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후추 스프레이 등 최소한의 공권력을 사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을 두고 미국 국무부의 젠 사키 대변인은 이날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홍콩 당국이 해당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투명하며 철저하게 조사할 것을 권고한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