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이 여름철 비수기를 무색케하며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2일 99년 5차서울 동시분양아파트에 대한 첫 날 청약에서 무려 2만6,653명이 몰려 5.7대1의 치열한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올 실시된 5차례 서울 동시분양 가운데 「물량공급 최다, 첫날 청약자 최다」의 기록을 세웠다.
거센 청약 바람은 주택은행 일부 지점에서도 뚜렷히 나타났다. 영등포와 강남 일대 주택은행 지점에는 아침부터 청약자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고 이 때문에 일반 은행업무가 마비되기도 했다. 수십대1의 청약경쟁률을 나타낸 영등포 LG, 방배현대, 역삼현대 등에 대한 청약 경쟁이 뜨거운 까닭이다.
이번 청약결과는 분양열기 지속, 두터운 고급아파트 수요층, 무주택우선공급자들의 치열한 청약경쟁 등을 뚜렷히 보여주고 있다.
◇청약열기 지속됐다=예년 같으면 6월께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주택업체들이나 수요자 모두 분양시장에서 한 걸음 떨어져 한 숨을 돌리고 있을 시기다. 여름철 비수기가 시작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올해는 예외다. 4차 동시분양(첫날 청약경쟁률 6.2대1, 신청자수 8,857명)과 비교할 때 경쟁률은 조금 낮지만 전체 청약자수는 무려 3배를 넘는다. 또 큰 인기를 예상치 못했던 아파트에서 수십대1의 경쟁률이 기록됐다. 경기회복, 하반기 아파트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 등이 맞물려 신규아파트 청약열기가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이같은 분양열기가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급 중대형아파트 수요층 두텁다=이번 동시분양의 관심거리 가운데 하나는 삼성 서초동 가든스위트. 72~107평형, 최고 21억원대의 분양가로 분양 전부터 화제가 됐다. 이 아파트가 첫날 분양에서 20개 평형 가운데 15개 평형이 마감되고 3.6대1의 평균경쟁률을 보인 것은 부동산업계는 물론 삼성측에서도 예상치 못한 일이다. 삼성측은 1, 2순위에서 미달된 뒤 3순위 청약에서 마감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고급 대형아파트에 대한 수요층이 두텁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60~89평형이 공급된 역삼현대도 전평형 마감됐고 50~69평형이 분양된 방배현대의 경우 50평형에서 이번 동시분양 가운데 가장 높은 22.1대1의 경쟁률이 기록됐다.
◇무주택우선공급대상자 청약경쟁 뜨겁다=30평형대(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에 대한 무주택우선공급대상자들의 청약경쟁도 뜨거웠다. 오는 11월부터 이 제도가 없어지는 까닭에 무주택우선공급대상자들이 청약을 서두르고 있는 모습이다. 문래동 LG 35평형은 무주택우선공급자를 대상으로 310가구가 공급돼 무려 2,467명이 신청했다. 이 아파트는 단지규모와 배치 등에서 매력적인 요소가 많지만 주거지로서 각광받지 못하는 「영등포 이미지」탓에 당초 높은 청약경쟁률을 예상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결과는 내집마련 실수요자들인 무주택우선공급대상자가 아파트 청약에 적극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대림 강변타운 32평형도 무주택우선공급대상 공급에서 86가구 공급에 728명이 신청, 8.4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학인기자 LEEJK@ 이은우기자 LIBR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