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후순위채 발행 연기

조흥은행이 2억5,000만 달러의 후순위채권 발행을 위해 이번 주말부터 실시하기로 했던 해외 로드쇼(투자설명회)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조흥은행 고위관계자는 19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이달 중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정부가 이 같은 계획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함에 따라 일단 작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따라 당초 오는 23일부터 주간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와 함께 홍콩, 싱가포르 등지에서 실시할 예정이었던 로드쇼 일정을 취소했다”며 “현재로서는 언제 후순위채 발행을 재개할 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재경부는 현재 매각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할 경우 해외투자가들이 독자생존 가능성을 예단하는 등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며 주간사 등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조흥은행은 매각성사 여부에 관계없이 독자적인 경영을 위해서는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한 자본확충이 불가피하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조흥은행의 또 다른 관계자는 “북한 핵 문제와 무디스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 등에도 불구하고 해외 투자가들이 후순위채 발행에 많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동이 걸렸다”면서 “이는 정부가 은행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가로 막는 꼴”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석주 조흥은행장은 이날 창립 106주년을 맞아 직원들을 대상으로 발표한 기념사를 통해 “이제 우리에게 막바지로 남은 시련을 극복하고 후배들에게 `자랑스런 조흥은행`을 물려줘야 하는 소중한 책무를 갖고 있다”면서 독자생존에 대한 의지를 간접적으로 강조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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